생각나누기/글마당

첫사랑-문태준

나비 오디세이 2019. 3. 4. 18:29

첫사랑


    문태준



눈매가 하얀 초승달을 닮았던 사람

내 광대뼈가 불거져 볼 수 없네

이지러지는 우물 속의 사람

불에 구운 돌처럼

보기만 해도 홧홧해지던 사람

그러나, 내 마음이 수초밭에

방개처럼 갇혀 이를 수 없네

마늘종처럼 깡마른 내 가슴에

까만 제비의 노랫소리만 왕진 올 뿐

뒤란으로 돌아앉은 장독대처럼

내 사랑 쓸쓸한 빈 독에서 우네




창비, <<수런거리는 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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