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손톱 손톱 나희덕 깎아도 깎아도 가벼워지지 않는 형벌, 제 몸을 깎아내리면서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노릇을 얼마나 계속해온 걸까 동료가 해직당하고 선배가 잡혀가는 중에도 무사히 살아 제자리에 붙어 있는, 잘려나가도 금세 더 길게 자라오르는 손톱처럼 나는 여기에 남아 있구나 매달.. 생각나누기/글마당 2018.07.23
김혜순-인어는 왜 다 여자일까 인어는 왜 다 여자일까 김혜순 방바닥에 엎드려 내 그림자에 입을 맞추네 그림자의 귓바퀴를 물어뜯네 내 그림자의 눈이 반짝 켜지네 내 상반신엔 평생 한 번도 씻지 않은 낙타 같은 사람 내 하반신엔 깊은 바다 속으로 내 몸을 끌고 헤매는 검은 상어 같은 사람 숨어 있네 나는 그런 시큼.. 생각나누기/글마당 2018.07.23
2018년 신춘문예 당선 시 모음 2018년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모음 율가(栗家) 이소회 갓 삶은 뜨끈한 밤을 큰 칼로 딱, 갈랐을 때 거기 내가 누워있는 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벌레가 처음 들어간 문, 언제나 처음은 쉽게 열리는 작은 씨방 작은 알 연한 꿈처럼 함께 자랐네 통통하니 쭈글거리며 게을러지도록 얼마나.. 생각나누기/글마당 2018.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