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 초상화 자시의 하늘에 뜬 달이 푸르게 시리더이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유리벽처럼 느껴져, 그 벽에 박힌 손톱의 아우성 소리 크더이다. 하늘이 갈라질 듯 쩡,쩡, 소리가 뼛속까지 파고 드는 시간 유난히도 높게 보이는 하늘 시리게 다가오는 것들이 나의 뼈를 단단하게 해준다는 것 .. 일탈을 꿈꾸며/구름 2012.01.05
아버지 아버지가 허혈성 뇌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한 지 2주째다. 아버지는 당신이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자식들에게 알리지 않으셨다. 일주일이 지난 후에야 자식들이 알았고 혼비백산 병원으로 달려 온 자식들에게 늘 웃으시던 그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버지는 그런 분이셨다. 정확한 병명이 나오기까지 일.. 일탈을 꿈꾸며/구름 2011.06.05
농구 경기장에서 어제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하루의 칠부능선쯤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전주 kcc 농구경기가 있는 날, 경기를 보러가자는 거였다. 쉬려했던 마음도 경기장 가자는 말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아들은 연방 웃는다. 나처럼 즐거운가보다. 날씨는 꽁꽁 얼어 붙어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딱딱한 과자처.. 일탈을 꿈꾸며/구름 2011.01.18
그녀의 바람 그녀는 작고 작아서 금세 바람에 날아갈 것 같았다. 늘. 그녀의 가슴에 지금, 비가 오고 있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 그 비를 막아줄 이 아무도 없다. 철저히 홀로 뇌성과 폭우를 맞아야 하는 그녀를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일 뿐 그의 무엇도 되어줄 수 없다. 그것이 현실이다. 삶이라는 것은 늘 홀.. 일탈을 꿈꾸며/구름 2007.08.28
비가 온다 새벽비가 내린다. 장마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새벽이면 비오는 날이 더 많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산에 가는데 오늘은 베란다에 서서 비오는 소리를 들었다. 비가 요란하지 않게 조용조용 내린다. 이쁘다. 번뇌는 어디에서부터 오는가. 끊임없이 마음에 파도가 인다. 쉴새없이 요동치는 마음을 파도.. 일탈을 꿈꾸며/구름 2007.07.21
안개비 내리는 아침 새벽에 잠깐 꿈을 꾸었다. 그런데 무서운 괴물이 나왔다. 그것은 아주 작은 것이었는데 점점 커지더니 급기야 티라노사우루스 (너무 과장인 듯하지만 꿈에선 그렇게 느껴졌다.) 만큼 커졌다. 놀라서 깼다. 아주 잠시 였다. 이런 꿈을 꾼것은 어제 책에서 본 내용 때문이었을까. '찰나와 영원'이라는 소.. 일탈을 꿈꾸며/구름 2007.06.30
직박구리 사랑 며칠 전, 우리 가족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그런데 옆동 단풍나무아래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몇명의 어린이들이 모여들더니 그 위로 직박구리 두 마리가 선회하며 째지듯, 급박한 울음을 운다. 이상하여 가보니 그곳에 둥지에서 떨어진 직박구리 어린 새끼가 있었다. 날다.. 일탈을 꿈꾸며/구름 2007.06.13
두려움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산에 가면 가끔 뱀을 만난다. 혼자 산행을 하면서 산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이 생각 저 생각 하다보면 힘든줄 모르고 산행을 하게 된다. 요즘은 점점 푸르러지고 점점 더 풍요로워지는 산야에 젖어든다. 도로가에 인공으로 조성해놓은 화단에는 형형색색 꽃들이 만발하다. 빨.. 일탈을 꿈꾸며/구름 2007.05.28
연우(煙雨) 연우(煙雨) 네 속으로 들어간 것은 나 네 속에서 나오는 것도 나 들어가고 나감에 그 문이 몇 개나 될까 젖는 줄 모르고 젖어버린 마음 벗을 수도 입을 수도 없는 젖어버린 마음의 옷자락을 축구공 차듯 차 버릴 수 없어 인연의 고리고리 색색깔로 묶어서 치장하네 처음은 안개비 속에서 작은 침으로 찔.. 일탈을 꿈꾸며/구름 2007.02.17
겨울 갈대 숲 겨울 날. 하늘은 진한 파란물을 뿌려 놓았고 그 물이 쩍 갈라져 깨질 것 같은 추위로 몸은 오스스한 날. 소한과 대한의 사이에서 겨울이 맹위를 떨치는 주말 아침, 아이가 줄포생태공원에 가자고 조른다. 나는 머리가 무겁고 피곤했으나 가기로 했다. 그럴수록 움직이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안다. 몸도 마.. 일탈을 꿈꾸며/구름 2007.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