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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나비 오디세이 2005. 10. 10. 22:39

가는 길은 가을색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었다.

시원한 가을 바람을 황금들녘을 푸른 산야를

가로지르며 도로에 펼쳐진 가을을 만끽했다.

 

무창포에 도착하니 그곳은 내가 보아왔던 바다와는 또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 자태를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렇다. 정말 위용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모래사장을 연상하는 바다를 떠나

온통 바위투성이 해변. 그곳에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잔잔하다. 고요하다.

나도 따라서 잔잔해지고 고요해진다. 이것이 천국이다.

 

간단히 해산물 구이를 한점씩 하고 춘장대로 향했다.

그곳은 드넓은 모래사장에 갯벌에는 작은 게들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그 넓은 모래사장을 점령했다. 발 디딜 틈이 없다. 어디를 딛을까...나도 모르게

어린 게들을 밟았을 것이다. 폭신하니 다시 살아날 것이니 염려마라는 말이 들린다.

방울방울 모래알을 만들어 놓은 그곳. 조금 앞쪽에는 유유히 한적하게 먹이를 먹고 있는

갈매기떼들...인적없는 바다. 가을 바다. 10월의 바다는 여기도 마찬가지로 조용하고

잔잔하니 마음을 가라앉혀준다. 아름답다.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가득했고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모든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샘솟았다.

 

생일 선물을 받았지만

이것이 곧 더 큰 선물이다. 내가 느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도록 태어나게 해 주심에 부모님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