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밑 라일락 밑 장석남 바람도 없는데 라일락꽃이 후두두둑 떨어진다 매맞는 五月의 뜰 꽃잎에 속이 울리고 담벽을 닫은 유인물에서 충혈된 절벽들이 뛰어내린다 일제히 발등을 들어올리는 풀포기들 라일락 밑은 죄다 멍투성이다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문학과지성사. 생각나누기/생각뿌리 2016.06.10
0.3 0.3이라는 숫자가 나를 잡는다 아니 내가 그 숫자를 잡는다 놓은 적 없는데 놓친 적 있다 놓친 적 없는데 놓은 적 있다 거대한 산, 저 숫자는 그렇지만 또 순간에 넘을 수 있는 산 또 평생을 다해도 넘을 수 없는 산 저 숫자의 마력 그 앞에서 망부석이 된다 삶 속 초월자 생각나누기/생각뿌리 2014.12.13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아름다운 것들이 참 많지만 이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아름다움에 비할까요. 요즘 신세대 부부들은 대부분 한두 명의 자녀만을 원하는데 이들 션과 정혜영 부부는 넷째 딸을 출산했다고 하네요. 참 대단하죠. 한편 부럽기도 하고요. 자기애, 이타애, 국가애,,,등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 이 사진 한 장에 담.. 생각나누기/생각뿌리 2011.07.17
인정이 머무는 곳 내가 사는 이곳에서는 아직도 인정이 살아 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서로서로 나눌 줄 아는 마음이 남아 있다. 누군가는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는데 빵을 만들면 들고 오고, 농장 한켠에 심은 아욱이 싱싱하다고 한 봉지 들고 오고, 호박죽을 쑤었다고 들고 간다.. 화분을 분갈이 했는데 이쁘다고 들고 .. 생각나누기/생각뿌리 2007.07.07
자각 우리 주변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배회하는 것들이 무수히 많다. 공기, 물, 바람, 벌레, 파리, 거미줄, 그리고 수많은 소리들. 그리고 버려진 지우개, 버려진 연필, 버려진 사랑, 버려진 수많은 것들은 우리 곁을 떠나지 못하고 배회한다.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것을 느낄 때도 물론 있.. 생각나누기/생각뿌리 2007.06.14
풍경 풍경 만추에 근처 공원에 올랐다 뒹구는 낙엽이 친구가 되고 관목 숲사이 교목 숲머리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산새들은 천상의 노래를 불러주었다 나목이 된 나뭇가지에 앉은 두 마리 까치가 부리로 서로를 쪼는 모습은 사랑스럽다 하염없이 바라보는 눈가에 회백색 작은 비행물체가 높게높게 날아간다.. 생각나누기/생각뿌리 2006.12.01
라비 샹카 그날 밤 라비 샹카의 시타르 연주회는 현을 조율하는 데만 무려 두 시간이 걸렸다. 청중과 교감이 이루어질 때까지 현을 고르고, 그 다음에야 비로소 본 연주가 시작되었다. 본 연주는 악보 없이 열 시간이나 계속돼 아침 열 시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려 열 두 시간이나 걸린 연주회였다. 학교 운.. 생각나누기/생각뿌리 2006.09.16
사랑에 대하여 '두 남자의 사랑이야기' 한 젊은이의 사랑이야기 그는 바닷가에 서서 손을 뻗쳐 별에 예배했고 별의 꿈을 꾸고 별에게 자기의 생각을 보냈다. 그렇지만 사람이 별을 끌어안을수야 없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거나 또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이루어질 희망도 없이 단지 별을 사랑하는 것.. 생각나누기/생각뿌리 2006.08.24
오이 맛사지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무엇을 하면 좋을까. 지난 주말 우리 가족은 단체로 오이 맛사지를 했다. 오이의 상큼함과 온가족이 누워서 소파에 발을 올리고 얼굴엔 오이향을 얹어 놓고 웃음꽃을 피웠다. 순간, 더위도 물러가고 환한 웃음이 가득한 시간이 되었다. 오이의 싱싱함과 상큼한 향도 .. 생각나누기/생각뿌리 200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