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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비 오디세이 2005. 12. 10. 06:12

문학은 금싸라기를 고르듯이 선택된 생활경험의 표현이다.

고도로 압축되어 있어 그 내용의 농도가 진하다.

짧은 시간에 우리는 시인이나 소설가의 눈을 통하여

인생의 다양한 면을 맛볼 수 있다.

마음의 안정을 잃지 않으면서

침통한 비극을 체험할 수도 있다.

-피천득(琴兒선생님)-

 

 

  금아 선생의 글에는 편안함과 정교함과 매끄러움과

감정의 전이가 가득하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슬픔도 기쁨도

가감없이 그대로 녹아들어 온다. 잔잔한 강물에 파문이 일어 동심원이 점점

커지다 사라지는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한다. 닮고 싶은 사람(guiding image)

의 대표적 인물이 있다면 아마도 금아 선생일 것이다.

 

또 한 사람 그와 같은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이가 있으니

법정스님의 글이다. 두 사람을 만나는 것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 지름길이다. 다만 그들의 세계는 작은 책자에 녹아 있어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나의 일방적 소통일지 모르나

그들의 작품에 녹아 있는 심상은 일방적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직접 만나 대화 할 수 있는

복이 있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다. 이미 고인이 되신 금아 선생님은

이생에서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계실것이라 여긴다.

 

 

밝아오는 여명의 창에 눈을 두고 꼿꼿이 앉아 소리없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하루의 일과 중에서도 나는 가장 사랑한다.

이런 시간에 나는 내 중심에 있다.

그리고 밝은 창 아래 앉아 옛글을 읽는

재미 또한 내게서는 빼놓을 수 없다.

그 속에 스승과 친구가 있어

내 삶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법정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