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글마당

비-김혜순

나비 오디세이 2016. 11. 13. 19:47

 

           김혜순

 

 

하늘에서 투명한 개미들이 쏟아진다.

머리에 개미의 발톱이 박힌다

투명한 개미들이 투명한 다리로 내 몸에 구멍을 뚫는다

마구 뚫는다

그를 떠밀면 떠밀수록 그는 나를 둘러싸고 오히려 나를 결박한다

내 심장의 화면에 투명한 글자들이 새겨진다

나는 해독하지 못한다

글자들이 이어져 어떤 파장을 그린다

새겨진다

하느님,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못 알아듣겠어요

이 전깃줄은 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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