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김혜순
하늘에서 투명한 개미들이 쏟아진다.
머리에 개미의 발톱이 박힌다
투명한 개미들이 투명한 다리로 내 몸에 구멍을 뚫는다
마구 뚫는다
그를 떠밀면 떠밀수록 그는 나를 둘러싸고 오히려 나를 결박한다
내 심장의 화면에 투명한 글자들이 새겨진다
나는 해독하지 못한다
글자들이 이어져 어떤 파장을 그린다
새겨진다
하느님,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못 알아듣겠어요
이 전깃줄은 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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