痛通統/독백

가릉빈가(迦陵頻伽)

나비 오디세이 2006. 5. 12. 06:18

가릉빈가(迦陵頻伽)

 

너는 반인반조(半人半鳥)의 상상의 새

극락(極樂)에 깃들인다 하여 극락조(極樂鳥)라 하는 너는

어쩌면 내 안에 있는 내가 되고 싶은 상상의 새인지도 모른다.

또 다른 나

또 다른 나의 세계

내가 원하는 세계에 자리한

아름다운 날개를 단 인두조신(人頭鳥身)

 

너를 알게 되고 난 후

나의 마음엔 너를 닮은 인물을 보면

가슴에서 불덩어리가 일렁인다.

 

가녀린 한 여인이 사천왕천 다리 밑에서

아무런 행위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채 있으나

너의 아름다움에 취해 너를 보기만 하여도

이성을 잃는 많은 이들이 있어

죄라면 그것이 죄가 되어

사천왕의 육중한 다리 아래 깔려 있는 너의 모습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너의 모습은

사람을 홀리는 기운이 가득하다할까

흔들리는 바람은 너의 바람이었나보다

 

그런 너를 닮고 싶은 나는

너의 행위하지 않음이 아니라

그 홀리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날개달린 그 몸인지도 모른다

 

천상이 아닌 악귀의 세계

사천왕천 발밑이라도

너의 아름다움이라면 쫓아가는 어리석음

이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일까

 

아름다운 빈가조(頻伽鳥)여

아름다운 미음조(美音鳥)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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