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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나비 오디세이 2006. 12. 10. 21:16

  나는 용감한 사람들을 사랑한다. 그러나 칼이 되어 휘두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람은 적이 누구인가를 확인하고 휘둘러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때때로 자제하고 모르는 척 넘어가는 편이 보다 더 용감할 경우가 있다. 그것은 보다 가치 있는 적을 위해 자신을 아껴 두기 위해서이다.

 

  그대들은 증오해야 할 적만을 가져야 하며 경멸하는 적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대들은 그대들의 적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일찍이 나는 그렇게 가르쳤다.

 

  오, 나의 형제들이여! 그대들은 호적수를 위해 그대들 자신을 아껴야 한다.

 

  따라서 그대들은 많은 사람들의 곁을 지나쳐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그대들의 귀에 대고 민중과 귀족들의 이야기를 떠들어대는 많은 천민들 곁을 그대들은 못 본 체 지나쳐 버려야 한다.

 

  그들의 갑론을박(甲論乙駁)에 휩쓸려서 그대들의 귀를 더럽혀서는 안 된다.

 

  거기에는 많은 시시비비(是是非非)가 있어 그것을 바라보는 자는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런 경우에 그것을 들여다보는 것은, 그것에 칼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그곳을 떠나 숲속으로 들어가 그대들의 칼을 잠재우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대들은 그대들의 길을 가라! 그리고 민중과 민족들로 하여금 그들의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두라! --- 한 줄기 희망의 번개조차 번쩍이지 않는 어두운 그들의 길을!

 

  빛나는 것이라고는 여전히 상인들의 황금밖에 없는 곳은 상인들 스스로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라!

 

  왕들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오늘날 스스로 백성이라고 말하는 자는 왕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이들 여러 나라의 민중이 스스로 소상인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라. 그들은 온갖 쓰레기들로부터 아무리 적은 이익이라도 악착같이 긁어 모은다.

 

  그들은 서로가 동정을 살피며 서로 매복하여 탈취의 기회를 노린다. 그들은 그것을 이웃과의 우의라고 부른다. 오, 한 민족이 스스로 "나는 여러 민족들의 '지배자'가 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던 행복했던 머나면 시대여!

 

  왜냐하면 나의 형제들이여! 최선의 것은 지배해야 하며 또 최선의 것은 지배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다른 가르침이 설교되고 있는 곳--- 그곳에는 최선의 것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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