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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발달 - 문태준

나비 오디세이 2016. 4. 29. 15:55

   그늘의 발달


                 문태준



  아버지여, 감나무를 베지 마오

  감나무가 너무 웃자라

  감나무 그늘이 지붕을 덮는다고

  감나무를 베는 아버지여

  그늘이 지붕이 되면 어떤가요

  눈물을 감출 수는 없어요

  우리 집 지붕에는 폐렴 같은 구름

  우리 집 식탁에는 매끼 묵은 밥

  우리는 그늘을 앓고 먹는

  한 몸의 그늘

  그늘의 발달

  아버지여, 감나무를 베지 마오

  눈물은 웃음을 젖게 하고

  그늘은 또 펼쳐 보이고

  나는 엎드린 그늘이 되어

  밤을 다 감고

  나의 슬픈 시간을 기록해요

  나의 일기에는 잠시 바꿔 온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