痛通統/서랍

눈 내리는 날

나비 오디세이 2005. 12. 12. 11:54

세상이 온통 하얀색 도화지가 되어버렸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눈 세례에

하얗게 옷을 갈아 입은 세상은

백옥처럼 하얀 길을 만들어 놓았다.

 

나뭇가지가 휘어지고

갈라지고 끊어진다.

견디기 힘든 양 고개를 푹 숙이고

인고의 시간을 버티고 있다.

 

온갖 더러운 것들이 하얀 색으로 덮이니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이 또 있을까.

 

하늘에서 내린 눈이 우리의 삶 언저리에도 이렇게 닿을 수 있다면....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 날 수 없는 수렁에서

허덕이는 가난의 그늘.

그 그늘에도 하늘이 내리는 눈처럼 덮어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도래할 것인가.

환상.

그 누구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빈부의 격차.

 

하얀 세상에

하얀 마음으로

하얀 생각을 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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