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들

빛 바랜 사진 한 장

나비 오디세이 2007. 2. 14. 21:46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버지의 20대시절이니까 55년이 흘렀다. 사진 속에 있는 아버지의 친구분들은 어디에 계실까. 나는 모른다. 단지 아버지의 사진 속 5명의 모습이 너무나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젊음. 그 피 끓는 시절이 있었을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 한 장이다. 멋지다.

 

군대 제대후 아버지는 친구분들과 변산해수욕장을 찾았다고 했다. 그때의 사진이다.

사진 한 장으로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편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쓰고 멋지게 포즈를 취한 세 분은 지금 어디에 계실까?  아버지는 그분들을 만나고 계실까? 아버지는 왜 그때 선글라스를 끼지 않았을까? 

 

1933년생. 일제시대와 6.25를 거친 세대. 감히 우리들로선 상상도 못할 인고의 세월을 보냈을 저 사진 속 인물들을 보면서 과거를 회상해본다. 같은 시대 같은 고통을 겪을지라도 조금은 덜 하고 조금 더 심한 사람도 있었겠지. 어떤 운이 작용하여 고생을 덜한 사람도 있을테고. 인생은 같은 길을 가는 듯하지만 늘 다르기도 하니까.

 

고난의 시대를 거꾸러짐 없이 함께 걸어 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 분들은 대단한 인연이고 대단한 삶 자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 왔을 아버지의 친구분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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