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동굴

안녕하세요

나비 오디세이 2006. 10. 5. 09:36

당신 계시지 않는 추석을 10년째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곳은 당신을 편안히 잠들게 했겠지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먼 먼 그 나라에 갈 수 있는 날이 올 것을 압니다.

그래서 당신이 없는 공간에서 당신을 만납니다.

시공을 초월하는 사랑을 당신을 통해서 배웁니다.

 

가을 달빛이 요요하게 빛나고 있는 밤.

높게 높게 두둥실 그 빛 속에 있을 당신을 만나는 밤.

그래서 시린 달이 더 정겨운 밤.

내일이면 만월, 당신 닮은 미소를 머금고 은은한 빛을 내뿜고 있겠지요.

그리하여 세상 어둠 거두어 가시겠지요.

그리하여주세요.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비추어 주세요.

 

혹여

당신 홀로 외롭거든

나를 불러 주세요.

그리로 달려갈 것입니다.

행여 내 걱정하여 머뭇거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난 언제나 준비하고 있으니까요.

 

창 넓은 베란다 밖 풍경은 어느덧 노랗고, 붉게 물들었어요.

녹음방초 우거진 숲을 이루던 짙은 초록은 서서히 물러가고

자신의 위치를 찾아 갔어요.

잠시도 멈춤이 없는 초침처럼 세월이 멈추지 않고 가지요.

 

그러니 당신 기다리세요.

달밤에 당신을 만나러 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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