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함민복 백목련 함민복 어쩌자고 백목련은 항복의 白旗로 한 해를 시작하는가 한 생을 해탈한 자의 눈부신 파멸이여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비, 1996 생각나누기/글마당 2020.05.22
흰눈-공광규 흰눈 공광규 겨울에 다 내리지 못한 눈은 매화나무 가지에 앉고 그래도 남은 눈은 벚나무 가지에 앉는다. 거기에 다 못 앉으면 조팝나무 가지에 앉고 그래도 남은 눈은 이팝나무 가지에 앉는다 거기에 또 다 못 앉으면 쥐똥나무 울타리나 산딸나무 가지에 앉고 거기에 다 못 앉으면 아까시.. 생각나누기/글마당 2020.05.05
뒤편-천양희 뒤편 천양희 성당의 종소리 끝없이 울려퍼진다 저 소리 뒤편에는 무수한 기도문이 박혀 있을 것이다 백화점 마네킹 앞모습이 화려하다 저 모습 뒤편에는 무수한 시침이 꽂혀 있을 것이다 뒤편이 없다면 생의 곡선도 없을 것이다 《너무 많은 입》, 창비 생각나누기/글마당 2019.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