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을 꿈꾸며/바람

풀 위에 바람이 불면

나비 오디세이 2007. 4. 6. 16:40

'초상지풍초필언' 草尙之風 草必偃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는다"

 

'수지풍중 초부립' 誰知風中 草復立

"누가 알랴, 바람 속에서도 풀은 다시 일어서고 있다는 것을"

-詩經

 

요즘 내 머리 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글이다.

 

봄바람이 연일 분다. 춘풍이라기보다 동풍에 가깝다. 나만 그런가?

갑작스런 돌풍에 연하디 연한 봄꽃들이 고개를 들지 못하고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애석하고 서글픈 마음 가눌 길 없다.

 

누가 얄랴. 바람 속에서도 풀은 다시 서고 있다는데

꽃들은 바람앞에서 꼼짝없이 떨어지는 것만 같았는데

그들은 또 다시 생명력을 불사르고 다시 일어서고 다시 피어나고 있었다.

놀라움과 경이로움으로 가슴이 가득 차올랐다.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인생.

그 끝을 모르는 인생이기에 희망이 있고 도전이 있고 용기가 생기는 것일테지.

꽃처럼, 풀처럼. 의연하게 말이다. 세상이 아무리 나를 속일지라도

나는 결코 쓰러지지 않을 거라고, 소리치는 자연에게서 배운다.

불굴의 저항 정신과 결연한 의지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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