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생각뿌리

자각

나비 오디세이 2007. 6. 14. 06:09

우리 주변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배회하는 것들이 무수히 많다.

공기, 물, 바람, 벌레, 파리, 거미줄, 그리고 수많은 소리들.

그리고 버려진 지우개, 버려진 연필, 버려진 사랑, 버려진 수많은 것들은

우리 곁을 떠나지 못하고 배회한다.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것을 느낄 때도 물론 있다. 아주 잠깐이지만.

그리고 그 뿐. 관심은 오래가지 못한다.

 

이런 것들 외에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또 있다.

내 몸의 흐름이다. 내 몸이 숨을 쉬고 있는 것은 심장이 쉼없이 펌프질을 하고 있는 것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눈이 그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기에

가능한 것임을 잊고 있다. 틱낫한 스님의 글을 읽다보면 나의 몸이 소중하고 그 움직임들이

얼마나 긴요한 것인가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바로 나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글이란 것이 가진 힘을 최대한 느끼게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순간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망각의 동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망각 속에서 사는 나.

자꾸 깨우쳐 주어야 하는 나. 보고 또 보고,,, 행하고 또 행하고,,, 그래야만

하나의 '習'이 생겨나서 변함없는 나의 관념으로 형성될까.

 

나의 심장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나의 눈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나의 모든 신체에 고마움을 느낀다.

이것을 습관화 하는 것이 삶을 아름다이, 최대한 영위하는 방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가까이 있는 나의 신체에 대한 고마움도 느끼지 못하는데

타인의 친절에, 타인의 관용, 타인의 사랑에 어찌 진심어린 감사를 할 수 있겠는가.

감사할 때, 만물의 작용이 다 감사할 때,

인간적인 사랑의 성숙, 그 깊이가 더해 질 것이다.

 

"나는 내 심장에게 감사한다.

숨을 들이 쉬면서, 나는 내 심장을 느낀다.

숨을 내쉬면서, 나는 내 심장에게 미소를 짓는다." -틱낫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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