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생각뿌리

사랑에 대하여

나비 오디세이 2006. 8. 24. 22:34

'두 남자의 사랑이야기'

 

한 젊은이의 사랑이야기

그는 바닷가에 서서 손을 뻗쳐 별에 예배했고 별의 꿈을 꾸고 별에게 자기의 생각을 보냈다.

그렇지만 사람이 별을 끌어안을수야 없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거나

또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이루어질 희망도 없이 단지 별을 사랑하는 것이

자기의 운명이라고 생각했고, 이 생각에서 체념과 그리고 자기를 개선시키고 정화시켜줄

무언가 충실한 고민을 읊은 한 편의 완전한 생명의 시를 지었다. 그러나 그의 꿈은

모두 별에 가 있었다. 그는 어느날 밤 다시 바닷가의 높은 벼랑 위에 서서

별을 바라보며 별에의 사랑을 불태웠다. 그리하여 그 그리움이 절정에 달한

순간 그는 별을 향해서 허공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는 그 도약의

순간에 다시 한번 번개처럼 생각했다. 정말 불가능한 일이다! 라고.

그는 바닷가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난 채 죽어 버렸다.

그는 사랑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했던 것이다. 만약 그가 뛰어올랐던 그 순간에

그 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실하고 단단한 믿음이 있었다면 그는 하늘로

날아올라가서 별과 하나가 될 수 있었을 터였다.

 

사랑은 구걸해서는 안 된다.

사랑은 요구해서는 안 된다.

사랑은 자신의 내부에서 확신에 이를 수 있는 힘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랑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끌어당기는 사랑을 해야 한다.

 

또 다른 젊은이의 사랑이야기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사랑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자기의 영혼 속에

완전히 틀어박혀 사랑하는 나머지 불타 없어질 것 같다고 느꼈다.

세상은 그에게서 사라져버렸으며 더 이상 푸른 하늘도 파릇한 숲도

보이지 않았고 시냇물도 그에게는 졸졸거리지 않았으며 하프도 그에게는

울리지 않았다. 모든 것이 그에게서 사라져버렸고 그는 가난하고 비참해졌다.

그러나 그의 사랑은 날이 갈수록 커져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소유할 수 없다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파멸해버리고 싶은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때 그는 사랑이 자기의 내부에 있는 모든 것을 불태워버렸음을 느꼈다.

그리하여 그의 사랑은 자꾸만 강해져서 그녀를 끌어당겼고, 그 아름다운 여자는

마침내 그를 따라오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드디어 그녀가 왔고,

그는 그녀를 자기에게로 끌어당기기 위해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서 있었다.

 

그러나 막상 그 여자가 그의 앞에 와 섰을 때 그녀는 아주 달라져있었고

그는 자기가 잃어버린 온 세계를 자기에게로 끌어당겼다는 것을 깊은 전율을

느끼며 알게 되었고 그 세계를 바라보았다. 그 세계는 그의 앞에 서서

그에게 몸을 맡겨왔다. 하늘과 숲과 시내, 이 모든 것들이 새롭게 빛나며 생생하고도

화창하게 그에게 다가와서는 그의 것이 되었고 그의 말을 속삭이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그는 단순히 한 사람의 여인을 얻는 대신 그의 마음 속에

온 세계를 지니게 되었다. 하늘의 모든 별들은 그의 내부에서 타올랐고

그의 영혼을 통해 환희의 불꽃을 튕겼다.

 

그는 사랑을 하였다. 자기 자신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를 잃어버리기 위한 사랑을 하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중에서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사랑에 대해서....모든 종류의 사랑에 대해서....

'생각나누기 > 생각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경  (0) 2006.12.01
라비 샹카  (0) 2006.09.16
오이 맛사지  (0) 2006.08.17
수의 신비  (0) 2006.07.28
새벽 산책  (0) 200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