痛通統/독백

세상에 태어나 처음...

나비 오디세이 2007. 11. 13. 10:34

살다보면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처음 겪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온다. 똑같은 일을 어릴 때 겪는 사람도 있고 나이가 들어 겪는 사람도 있다.

나이가 들어서 경험한다고 더 나을까. 아니면 일찍 경험하여 세상을 일찍 아는 것이 좋을까.

그것이 어떤 일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든 일은 내가 경험하고 싶다고 해서 경험해지고

경험하기 싫다고 해서 경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한 작용인 듯 보여진다.

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물이 흐르듯 자연의 힘에 이끌리어 그렇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순응이냐 역행이냐. 언제나 갈등하지만 그것은 내 안의 갈등이 커지면 커질수록 정신적 고통만 커질 뿐,

둘을 두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은 그리 넓지 못하다.

내 손을 떠나 있는 일들이 많다.

급류에 휩쓸리기도 하고 잔잔한 물결을 타고 순항하기도 한다.

아픔과 슬픔이 교차하면서 나는 성숙한다.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진다.

경험하는 것은 경험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어떤 고난도 고통도 나를 통해 내게 전해지는 것이지

누구의 말에 의해 누구의 행동에 의해 전해지진 않는다. 그것은 나를 키우는 데 그렇게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나는 나의 경험에 의해 내가 커감을 느낀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겸손해지려고 애쓴다.

 

공자는 현실정치에 직접 간여하면서 경험으로 공자어록을 만들었고 그 제자들이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5천 년 이라는 장구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 말은 지금도 금석처럼 여겨진다. 그것은 그의 경험의 소산이기 때문이리라.

불혹을 넘기고 나서 내가 처음 경험한 일이 나를 한자는 키웠다. 그렇게 생각한다. 슬픔이지만, 아픔이지만,

견뎌야 하고 견디고 있다. 누가 내 손을 잡아준다고 해도 그것은 내 몫으로 남는 고통일뿐임을 절실히 느끼면서

삶은 그 누구도 대신 아파하고 대신 살아주지 않음을 또다시 느낀다. 또다시.

세상에 태어나 처음 겪는 일들.....무수히 많다. 갓 태어난 아기의 모든 것은 세상에 태어나 처음 겪는 일이다.

그들에겐 모든 것이 경이요 신비요 기쁨이다. 그러나 나이가 점점 들어가고 인생은 '苦'의 연속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엔 경이 ,신비, 기쁨이기보다 아픔, 슬픔이 더 크다. 그래서 어릴적 영상은 영원히 아름다운 풍경사진처럼 남아 있는

것일 거다.

그러나 인생이 아무리 '고'의 연속이라해도 그것은 또 살만한 것이며 희망의 빛은 숨어 있다가 언제고 어느 때고

내 등을 다독이고 비춰준다. 그래서 우리는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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