痛通統/서랍

밸리댄스

나비 오디세이 2008. 1. 16. 06:21

"우리 밸리댄스배울까?"

"정말? 재미있겠다 언니."

다분히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고 우리는 밸리댄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수업은 어제로 3회차. 하루 2시간을 배우는 것이 부족하다는 듯 열심이다.

20여명의 아줌마들이 강사의 현란한 밸리댄스를 보고 놀랐다. 그 아름다운 각선미에 놀라고..^^

아가씨도 있었지 참. 늘씬한 아가씨들은 유연한 허리동작을 보여주면서 아줌마들의 기를 꺾으려 했지만?

아줌마들이 어디 그것에 기죽을 것인가. 속으로야 어떨지 모르지만 천연덕스럽게 너스레를 떨며

어느 자리에서나 웃음바다를 만드는 게 아줌마의 힘이다. 

연령대도 가지각색, 의상도 천차만별이다.

삼삼오오 모여있다가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고 준비운동을 하고 나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모두 집중, 열중이다. 나도 언니도 열심이다. 아하, 그런데 이 뭐꼬?

허리가 말을 안 듣네. 남들은 잘 하는데 이 뭐꼬? 하면서 웃는다. 아직은 비슷비슷한 경지.

나중에 가면 달라지겠지만,,,아, 나도 달라질까?

정적인 우리가 역동적이며 율동적인 장소에 어울릴까 싶었다. 그것을 파괴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혁신적이랄 수 있는 밸리댄스를 배우게 되었고 지금은 고무적이다. 몸을 꿈틀대자 정신도 꿈틀대고 있으니까.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지 않은가.

 

힙스카프라는 것을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집에 그 물건이 배달오던 날,

아들과 남편은 의아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봤다.

'설마 당신이...'하는 남편의 눈빛과

'엄마 멋질거야'하는 아들의 눈빛이 나에게 꽂혔다.

우리는 힙스카프만 걸쳤지만 어떤 용감한 아줌마는 완전복장을 갖추고 나타났다.

일주일에 두번 밸리댄스를 배우는 시간을 기다린다는 아줌마들.

그 열기로 인해 댄스교습시간은 온통 후끈후끈 달아오른다.

3개월 후,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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