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한겨울같다. 꽃샘추위가 뼈속까지 파고드는 기분이다.
매창공원에 즐비하게 늘어선 백매와 홍매는 금방이라도 터질듯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는데
갑작스런 날씨의 변덕으로 움츠러 들었다. 그 모습이 어찌그리 앙증맞고 귀엽고 깨물어주고 싶은지...
내가 아는 언니는 그 자태를 보고 17살, 18살,19살 먹은 소녀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일찍 피어나 꽃을 핀 한 두 송이를 보고는 23살, 24살이라고 한다.
하하하!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고 공원을 돌고 돈다. 바람이 차다.
매화가 움츠러들어도 땅 속에 뿌리를 내린 냉이는 향긋하기만 하다.
꽃샘추위가 찾아오기 전, 산 아래 밭고랑에서 캐낸 냉이를 씻어 냉이국을 끓여 주었었다.
아들이 그 맛을 또 그리워 한다. '엄마 냉이국 맛있어. 왜 안 끓여줘?'하는 말에
어제는 추운줄도 모르고 방죽 너머 밭에 나갔다. 방죽에 부는 바람은 더 차가웠다.
냉이를 찾아 두리번 두리번. 아들이 먼저 냉이꽃을 발견하고 외친다.
"냉이다. 냉이꽃이야 엄마."
오늘 저녁, 향긋한 냉이국에 밥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아들은 곤히 잠들었다.
덩달아 나도 향긋하고 영양만점인 냉이된장국에 입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