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을 꿈꾸며/바라보기

눈이 내린다

나비 오디세이 2009. 1. 10. 04:24

눈이 나리는 곳에 마음도 나리는가.

새벽에 눈이 떠져 베란다 블라인드를 젖히니 하얀 세상이 열렸다.

눈의 마력, 매력에 푹 빠져본다.

어떻게 누가 저런 힘을 가질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하얀 색을 동원하여도 내 마음에 저런 눈꽃을 피울 수는 없겠지.

처음엔 인생의 도화지 위에 한 가지 색깔의 물감을 풀어 놓았다.

맘에 들지 않아 또 다시 다른 색을 풀었다.

또 다시 풀었다. 결국엔 모든 색을 담은 검은玄색이 되었다.

내 마음이 모든 색을 다 풀어 놓은 듯 검게 타버렸다.

타는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그 나를 또 누군가 들여다 보고 있다.

무서운 것은 알면서도 검게 타들어 간다. 그것은 마음의 장난이고 마음의 길이다.

마음에 생기는 여러 갈래 길들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고 결국 내가 만드는 것인데

그것을 어쩌지 못한다.

 

새해 들어 눈이 두 번째 내린다. 끝에서 시작에서 펑펑, 하늘구멍을 연상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다.

무자년의 끝에 기축년의 시작에 내린 눈이 아직 녹기 전에 또 눈이 내린다.

지구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한반도에서 소나무를 구경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나서부터

겨울에도 눈雪구경하기 힘들었는데,,,올해는 행복하게도 눈이 많이 온다. 

덕분에 나는 감회에 젖는다.

잠시라도 마음을 덯을 수 있는 눈을 마음에 담는다.

 

 

'일탈을 꿈꾸며 > 바라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갑작스런 선물  (0) 2009.02.27
눈눈눈  (0) 2009.01.12
눈 오는 날의 산행  (0) 2008.02.01
연약한 너  (0) 2006.09.21
까치집을 바라보며  (0) 2006.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