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생각뿌리

숲으로 가는길

나비 오디세이 2006. 7. 7. 06:27

여행지로 가는 길에 가느다란 비가 내리고 산허리를 둘러싼 구름들은 신비로운 영상을 보여주었다.

마치 산마루에서 하얀 구름을 타고 산신령이라도 내려올 것 같은 그런 분위기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아니라 천상의 어딘가를 달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담양의 메타세쿼이어 길을 당도 했을 때 감동의 물결이었다.

겨울에 옷을 벗고 휑뎅그렁하게 초췌하게 서 있던 그 나무들이 모두 초록으로 옷을 갈아 입고

이쁜 새색들마냥 줄을 서 있는 것이었다. 양쪽으로 늘어선 나무들은 하늘을 가렸다.

달리고 걷고.... 길가 옆으로 논, 밭에도 푸르름이 가득하다. 역시 7월은 푸르름의 계절, 짙푸른 녹음의 계절이다. 시원한 산야가 눈을 트이게 한다.

 

가다가 대나무 테마공원에 가보았다. 들어가는 입구는 동네 마을처럼 단순하고 소박한 맛을 풍기었다. 그곳은 소나무 숲길, 대나무 숲길, 영화 촬영장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았다. 학생들의 야영장으로도 사용하고 있었다.

 

숲은 어둠이 깔려 있었다. 우거진 숲에서 품어져 나오는 향기는 나의 몸에 들어와 생기를 불어 넣어 주는 듯했다. 소나무 삼림욕, 대나무 삼림욕,,, 좁은 길에 빽빽하게 우거진 그 길은 컴컴한 동굴을 연상하게 했고 비가 내리는 소리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처럼 느껴졌다. 길은 약간 미끄러워 발에는 온통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것이 더 새로운 맛을 주었다.

 


숲과 향기를 함께 마시고 어둠뿐인 그 길을 걷노라니 다른 세상, 특별한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혹, 천국이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비오는 날의 천국말이다.


 

메타세쿼이어 나무를 만져보니 딱딱할 줄 알았던 나무가 물먹은 솜처럼 폭신폭신했다. 비가와서 빗물을 잔뜩 먹었나보다. 그렇게 수분섭취를 해야만 하겠지...다시 만져보고 또 만져본다.

 

쭉쭉 뻗은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인사를 하는 것 같다. 서로 키재기를 하는 것도 같다. 그리고 옆으로

뻗은 잔가지과 그에 붙은 작은 나뭇잎들은 서로 다닥다닥 붙어서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여름의 영상이 이런거라면 또 가을의 물든 아름다움은 어떨까..상상해본다.

 

사계절이 있어 자연을 인간을 아름답게 살찌우는 것 아닐까...같은 곳 같은 생명이 살고 있지만

가는 이 오는 이 모두가 다르게 보이고 다른 맛을 풍기니 그 맛에 따라 사람들과 자연은 함께

어우러져 사랑을 속삭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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