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생각뿌리

수의 신비

나비 오디세이 2006. 7. 28. 16:47

하나의 수나 숫자를 완벽하게 안다는 것은 결코 하잖은 일이 아니다.

B씨는 아주 어려서부터 숫자 1에 담긴 깊은 뜻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숫자 1에 관한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1은 인간이 살고 있는 우주를 뜻한다. 만물이 우주 안에 있고 통일성 속에 있다.

1은 만물의 시작을 나타낸다. 그것은 빅뱅이자 나뉘기 전의 유일한 대륙이다.

1은 만물의 끝인 죽음을 나타낸다. 죽음이란 단일한 것이 단일한 것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1은 고독의 자각을 상징한다. 인간은 누구나 홀로 세상에 왔다가 홀로 떠난다.

1은 <자아>에 대한 자각을 상징한다. 인간은 저마다 하나 밖에 없는 존재이다.

1은 오직 하나의 신이 존재한다는 믿음이기도 하다.

만물을 통합하는 하나의 우월한 힘이 존재한다는 믿음인 것이다.

 

2는 1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2는 분할이며 상호 보완성이다.

2는 서로 대립하며 보완하는 남성과 여성을 나타낸다.

2는 사랑을 뜻한다.

2는 자기 자신과 세계 사이의 거리를 상징한다.

2는 다른 것을 소유하려는 욕망을 나타낸다.

2는 오로지 자기자신, 즉 1에만 관심을 갖는 것에서 벗어남을 뜻한다.

2는 남과의 대립을 상징한다. 따라서 2는 전쟁이기도 하다.

2는 선과 악, 흑과 백, 명제와 반대 명제, 음과 양, 표면과 이면이다.

2는 모든 것이 나누어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또한 좋은 것이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반대로 나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 주기도 한다.

2는 서로 반대 되는 것들의 충돌을 뜻하며, 이 충돌이 창조적으로

승화되면 3이 생겨난다.

 

몇 년 뒤에 3의 의미를 배웠다.

3은 만물이 정, 반, 합을 거쳐 발전해 간다는 것을 나타낸다.

3은 1과 2의 결합에서 생겨난 자식이다.

3은 삼각형을 만들어 내며 1과 2가 벌이는 싸움의 관찰자가 된다.

3은 입체를 뜻한다. 세계는 3이 있음으로 해서 부피를 갖는다.

 

이렇게 수의 신비를 알아가던 그는 수와 숫자의 모든 한계를 넘어서서

자유롭게 세계에 관해 사유할 수 있게 되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중에서

 

숫자 1에 관한 내용이 담긴 책을 보다가 베르나르의 숫자에 관한 글을

적어본다. 다시 보니 베르나르만의 사유의 세계가 보이는 듯하여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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