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 전하는 말
어느 날
나는 바람에게 말했다
마셔도 마셔도 허기진 너
바람인 것을
바람은 말했다
나는 너에게 그렇게 배불리 마시라고 말 한 적 없고
나는 너에게 배불리 마시고 허기지라고 말 한 적 없다고.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불면
이제 바람의 말이 들린다.
바람아, 바람아,
미세한 틈새를 뚫고 들어와 속삭이는 바람아,
허공에 발 디디는 순간에 잡아 버린 너
네가 있어 어디든 갈 수 있고
네가 있어 어디든 머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