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을 꿈꾸며/바람

괭이 갈매기

나비 오디세이 2007. 1. 6. 07:38

 

 

- 어미의 품 속에서 바깥 세상을 구경하는 새끼 괭이갈매기.-

 

 

"야오, 야오."

괭이갈매기의 울음소리다. 울음소리가 고양이와 비슷하여 고양이 곧 '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게다가 고양이처럼 물고기를 좋아하고 성질도 사납다.

괭이갈매기는 바다의 날씨 변화에 매우 민감해서 비나 태풍이 오려 할 때면 미리 알고 섬이나 바닷가에 미리 대피한다. 괭이갈매기의 이런 행동을 보고 어부들은 날씨를 내다보기도 한다. 괭이갈매기의 부리 끝과 눈거풀의 붉은 색이 인상적이다.

 

우리나라의 괭이 갈매기들은 일생을 항구와 번식지를 오가며 산다. 일 년 중 3월~8월까지는 번식지에서 새끼를 기르며 살고, 그 외는 항구 가까이에서 생활한다.

매년 3월이면 경남 통영 등 남해안에 살던 괭이갈매기들이 번식을 위해 홍도로 날아갑니다. 홍도는 괭이갈매기의 번식지로 천연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매년 홍도를 찾아오는 괭이갈매기의 수는 무려 5만여 마리에 이른다. 괭이갈매기들이 무리지어 사는 이유는 적으로부터 알이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서로 힘을 모아 새끼들을 보호하기도 하고 새끼를 기를 때인 5~6월이면 홍도 주변의 바다에는 멸치 같은 작은 물고기 떼가 많이 모여들어 먹이를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홍도에는 황로, 섬개개비 등 다른 다른 바닷새들도 있다. 이들은 동료들과 이동하다가 낙오된 새들로 괭이갈매기와 사이좋게 지낸다.

 

 -짝짓기 모습-

 

-사랑을 나누는 괭이갈매기 부부-

괭이갈매기들은 해를 거듭해도 언제나 똑같은 짝하고 짝짓기를 한다. 일부일처제다. 수컷의 선물공세, 수컷이 반쯤 소화시킨 물고기를 주려 하면 암컷은 어서 달라고 애원하는 것처럼 유순한 몸짓을 보인다. 그러면 수컷은 암컷에게 물고기 선물을 주고 짝짓기를 한다. 짝짓기를 하는 시간은 3초 정도이고 그동안 수컷은 "구와 구와"소리를 지른다. 괭이갈매기의 짝짓기 군무 또한 멋지다.

 

 

-괭이갈매기의 멋진 비상-

날개 길이는 34~39cm. 공기의 흐름을 타고 날 수 있도록 날개는 폭이 좁고 길며, 가볍다.

괭이갈매기는 태어난 지 40일 쯤 지나면 날아오를 수 있다.

-활공하다 먹이를 보고 낚아채려는 순간. 수면을 차오르며 낚아채기도 하고 갯가에 게, 조개 등을 낚아 채기도 한다. 또 공중에서 곧바로 물속으로 곤두박질치면서 물 속에 부리를 담궈 물고기를 건져 올리기도 한다.- 

 

짝짓기를 마치면 괭이갈매기는 곧바로 둥지를 튼다. 벼랑의 풀숲이나 바위턱, 움푹 파인 땅에 마른 풀 줄기를 깔아 만든다. 둥지가 완성되면 암컷은 알을 낳는다. 하루 걸러 1개씩 2~3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암수가 번가랑 가며 품는다. 알 품는 기간은 25일 정도. 알 속의 새끼는 무척 약해서 조금만 충격이 가해져도 죽을 수 있기에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25일쯤 지나면 알을 깨고 나오는 새끼들. "삐이삐이"울면서 나온다. 한 달 가량 어머와 함께 생활한다.

괭이갈매기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려고 암수가 교대로 바다에서 작은 물고기를 잡아온다. 어미는 이미 삼켜서 반쯤 소화시킨 먹이를 토해 새끼한테 먹인다.

 

9월이 되면 홍도의 괭이갈매기들은 모두 항구로 간다. 새끼들은 이제 어미 곁을 떠나 자기들끼리 무리 생활을 한다.

<한국의 자연탐험 중에서>

 

바다에 가면 언제나 볼 수 있는 괭이갈매기. 우리 나라 텃새로 어부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요즘에는 예전과 같지 않지만 그래도 바닷새로서 갈매기는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그런 갈매기의 생활상을 자세히 살펴보게 되어 기쁘다. 갈매기의 일생을 쫓아서 그들의 모습을 촬영하고 글로 풀어 놓은 사진작가, 글쓴이의 노고가 눈에 보인다. 현장에서 함께 하면 더욱더 새들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멋진 풍경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기쁨을 누리기에 어쩌면 고된 일정도 감수하고 행복하게 마칠 수 있었으리라.

 

바다를 자주 가는 나에게 갈매기는 친구와 같다. 언제나 바닷가 언저리에 노니는 갈매기들이 있기에 바다는 덜 외로워보이고 덜 쓸쓸하다. 언제나 반갑게 인사한다.

 

자주 만나기에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하기에 그들의 생활이 궁금해져 그들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지는 것이다. 새에 대한 사랑이 이럴진대 하물며 인간에 대한 사랑이면 오죽하겠는가.

동물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동물 나름대로의 자식사랑을 볼 수 있다. 제 자식 끔찍하지 않은 부모가 있겠는가마는 요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예전과 같지 않은 우리들 세상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도 된다.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면 '금수만도 못한 인간'하고 욕한다. 이러한 말들이 짐승들에게 오히려 욕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들은 그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뿐인데 인간이 그들을 비교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 그들은 어쩌면 반발을 할지도 모른다.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인간이 금수만도 못 할 수 있기에 그렇다.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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