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다'라는 말은 정확하게 무슨 뜻일까를 이 아침 생각한다. '
잊다'의 사전적 의미는 '기억하지 못하거나 깨닫지 못하다.
또 마음에 오래 두지 않고 저버리다. 또 단념하고 생각하지 않다.' 이다.
'日, 한국 벌써 이수현씨 잊었나?'라는 제목의 글,
그리고 故 이수현씨에 대한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을 맞은
이태성씨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의 내용은 나를 한 번 더 놀라게 했고
우리 국민은 잘 잊어버리는 것일까? 아니면 생각하기 싫어하는 것일까?
아니면 삶이 주는 고통이 너무 극에 달해 잊어 버리려 노력하는 것일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런 데는 내가 최근 읽고 있는 책 때문이기도 하다.
이 시대 큰 스승이라 불리는 함석헌 선생님의 책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는 우리가 모든 일에 잘 잊고 그로 인해 받는 고난과 고통이 너무나 큼을 지적하고 있다.
그에 대해 비통해 하고,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말기를 호소한다.
우리가 고대사에서, 한무제가 설치한 한사군(낙랑, 진번, 임둔, 현도)중에서 세 군(진번, 임둔, 현도군)은
우리의 힘으로 쫓아냈지만 낙랑군만은 그리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낙랑군은 4백 년 동안을 우
리 땅에 남아서 우리를 지배하고 우리 국민을 고통중에 시달리게 했다는 것인데
우리는 그것을 잊고 또다시 일제 36년 이라는 고통과 수난의 역사를 맞이야 했고 또 38선을 만든 국민이라는 것이다.
만일 그때의 그 쓰라린 아픔을 잊지 않았더라면...... 역사는 어떠했을까?
그 당시 우리 민족의 심장부인 황해도와 평안도가 저 몹쓸 독수리(낙랑군)가 아프게 아프게 쪼아대는 것이다.
그런 심장이 뜯겨나가는 아픔을 우리 민족은 잊었다. 그리고 일제 36년을 맞았다.
허나 역사는 끝난 것이 아니고 지나간 것이 아니라는 선생님의 말처럼
그러한 역사도 우리의 역사이고 우리가 감싸 안고 나가야 할 역사라는 것이다.
뜻이 없는 역사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 뜻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일부러 기억해야 한다. 의식적으로. 생각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