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을 꿈꾸며/무채색 그림

개암사에 다녀오다

나비 오디세이 2007. 3. 25. 21:47

오늘 오전에는 흐리고 약간의 비가 내리더니

오후가 되면서 해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교회에서 식사를 하고 우리 가족은 개암사로 길을 향했다.

 

개암사.

가끔 가는 산사. 단비같은 비가 내린 후 산에서는 향긋한 내음이 가득했다.

전나무 숲길을 거닐 때 영운이는 너무나 신나했다. 다람쥐가 한 나무에 가득 지어 놓은

집들을 세기에 바빴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연신 기쁜 탄성을 지른다.

개암사 대웅보전 앞에 피어 있는 매화나무 한 그루. 그 한 그루의 홍매에선

향이 진하게 풍겨났다. 사람들은 그곳을 떠나기 아쉬운 듯 연신 사진을 찍고 향을 음미한다.

육백 년 된 매화나무라 한다. 공원에서 본 매화나무랑은 확실히 그 풍채가 다르다.

나무의 굵기부터 다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매화나무 한 그루에 수많은 벌들이 향연을 벌이고 있다.

홑꽃이 아니고 겹꽃이다. 나는 가까이 가서 한껏 향을 마셨다.

 

대웅보전 앞뜰, 그 둘레엔 수선화가 노랗게 신선처럼 피어 있었다. 매화향에 취하고

수선화의 신비한 미소에 젖어들었다. 내가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고 있는 사이

영운이는 수선화 한 송이를 꺾어 왔다. 아, 아뿔싸! 아들은 이제 꽃을 보면 꺾으려 하는구나.

왜? 내가 며칠전에 공원에서 매화를 음건하여 차로 마시려고 꽃잎을 따온 것을 보고나서 그런

것이다. 설명을 해주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타이르긴 했는데..... 기억해라, 영운아. 알았지.^^

 

 

날씨가 너무 좋아 무작정 떠난 개암사. 그저 가벼운 산행을 목표로 떠났다.

그래서 준비를 철저히 하지도 않았다. 복장, 가방, 신발, 등등 미비.

 

그런데 올라가다보니 꼭대기, 우금산성 아래에서 조금 휴식을 취하고

다시 재를 넘기 시작했다. 영운이는 처음엔 힘들다고 하더니 나중엔

나보다 더 씩씩하고 기운차게 올라간다.

 

오르고 내리고,,,,,그러다보니 어느 덧 산행시간은 3시간을 훌쩍 넘어 있다.

영운이에겐 피로한 산행이었다. 집에 도착해 얼른 저녁을 먹이고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지치지도 않는지 썡썡하네... 책을 몇 권 읽고, 그리고 비디오도 보고...

kbs스페셜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처음 시작과 지금의 상황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유익한 프로였다. 중국이 위협하고 온다한들 대수랴! 그렇게 생각하게 한다.

우리나라의 힘을 느낄 수 있었고 현장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의 수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장에서의 숨은 일꾼들이 있는 한 우리의 조선산업 세계 1위는 중국에 넘길 수 없다.

 

개암사에서 느낀 봄의 향기와 아름다운 자연의 향연에 참여한 하루가 값지게 느껴졌다.

그와 더불어 하루를 마감하며 우리의 조선산업을 돌이켜 보게 된 것도 값지다.

 

비가 온 뒤, 그 깨끗한 공기가 온 산하를 말끔히 씻어 주고 개울물은 졸졸졸!

개암호에는 물이 가득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풍요로움을 느끼게 하고....

 

봄맞이를 확실히 한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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