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을 꿈꾸며/바람

오늘, 산책로는

나비 오디세이 2007. 8. 17. 06:59

이른 아침, 일어나자마자 부스럭부스럭,

자전거를 타고 산책로까지 간다.

아침안개가 자욱하다.

양족 논에는 무애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저 너머 동산이 섬처럼 둥실 떠 있다.

왜가리 부부일까. 왝왝 하며 날아간다.

안개 속에서 실체를 드러낸 거미줄의 행렬.

그리고 안개등.

이른 아침의 산책로는 그야말로 환상이다.

걷는 발걸음은 가볍다. 절로 흥이 난다.

 

서서히 동쪽 하늘이 밝아 온다. 아침놀이 서는 시간이다.

저녁놀은 저녁놀대로 아침놀은 아침놀대로 심안을 건드리고

심정을 건드린다. 툭 건드리고 또 놓아주는 해.

사랑하는 연인을 떠올리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돌아오는 길 무애의 길은 사라지고 초록의 바다가 길을 연다.

갈대꽃이 피려고 기지개를 펴고 벼는 서서히 누렇게 물들려고 한다.

아, 그 무더운 여름의 볕이여!

감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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