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동굴

보고싶어요

나비 오디세이 2007. 9. 7. 05:28

오늘 아침은 비가 내리지 않네요.

그동안 너무 많은 비가 내렸지요.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는 농부들의 마음에도 빗물이 흘러 내렸지요.

어제는 막내 숙모랑 긴 통화를 했어요.

제 마음을 안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 숙모. 참 할 말이 많았나보다 생각했지요.

저도 한 번 찾아가 뵈어야 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더군요.

삼촌에겐 불행중 다행인 일이죠. 아직 치료를 더 받아야 하지만 그래도 조기 발견하여

치료가 가능한 상태이니 그 얼마나 다행이에요. 숙모는 삼촌이 엄살을 부린다고 하지만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숙모도 그냥 하는 말이겠지요.

누구나 언젠가는 떠나가지요. 그러나 어떻게 가느냐는 다르지요.

그리고 안타까움과 서러움과 서운함을 남기고 가는 사람도 있지요.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깊게 파고 떠나는 사람도 있지요. 저는 잘 떠나고 싶어요. 그런 생각을 자주해요.

 

비오는 바닷가에서 어머니를 생각했어요.

끊임없이 출렁이는 파도, 그 포말이 변함 없는 어머니의 마음 같았지요.

 

어머니와 같은 어머니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쉽지 않아요.

다만 어머니와 같은 어머니가 되고자 애쓰고 또 애쓰지요.

가는 곳마다 어머니가 있고, 어머니를 만나지요. 새도 되고 나무도 되고 나비도 되고 강물도 되는 어머니.

어머니는 대자연의 일부분으로 항상 제 가슴에 있지요. 제 가슴으로 들어온 어머니.

늘 함께 하는 어머니. 그것으로 죽음은 오히려 죽음이 아닌 것이 되었지요.

죽음은 다시 삶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한 어머니.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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