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동굴

집들이

나비 오디세이 2008. 3. 12. 05:38

지난 주말엔 언니네 집들이에 다녀왔어요. 결혼 18년만에 언니는 집을 사서 이사를 했지요.

언니와 형부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어요. 그들의 노력에 치하를 하면서.

새집엔 그들 부부의 노력이, 애쓴 흔적이,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었지요. 참 잘 꾸며 놓았더라고요.

그곳에 가족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가족간에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 그리 좋을 수 없었지요.

 

어머니를 생각하며, 막내랑 나눈 대화는,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가족간에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을, 그런 시간과 장소도 마련키 어려우며,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어렵다는 것을요. 그러니 그런 기회가 왔을 때 꽉 잡아야겠지요.

김제에 사는 미영언니랑, 형부도 왔어요. 형부랑 옥철이랑 올케랑 술 한 잔씩 하면서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나는데,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말하게 되었지요. 막내, 옥철이와  어머니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머니가 가신 뒤 처음이었지요. 

가장 아파했던 옥철이. 군대에서 막 제대를 하고 이제 어머니에게 무언가 해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니는 아파서 사경을 헤메고 있었다며 울먹이더군요. 나는 나대로 언니는 언니대로 동생은 동생대로

모두가 처한 입장에서 어머니에 대한 생각을 각자 정리해 하고 있는 것을 알았지요.

 

생명 있는 것이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 죽음으로 인한 이별 앞에서 그 누가 담담하리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절대적 냉엄함에 순응하고 조금씩 담담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죽음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이 없다면 인간이 얼마나 더 추악하게 변할지 ....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주 만나고 자주 대화하고 사랑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 소중하겠죠.

각박한 세상에서...

'초록동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처럼  (0) 2009.01.14
어머니께  (0) 2008.06.24
보고싶어요  (0) 2007.09.07
어느새 10년  (0) 2007.05.25
남동생 내외가 다녀가다  (0) 2007.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