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장풀(달개비꽃)-
어머니, 간 밤 꿈에 어머니를 보고 나서일까요.
오늘 아침은 기분이 좋습니다.
왜 그 동안 뜸 하셨어요?
오빠도 언니도 함께 나와서 어머니를 보았지요.
가족들이 모인 곳,
꿈 속이지만 꿈인 줄 모르고 있었기에
그 시간은 현생인거지요.
요즘 길가엔 달개비가 한창입니다.
이른 아침, 음전한 푸른 빛의 꽃을 피워
지나는 이의 발걸음을 비춰주지요.
어머니처럼 여린 듯 강한 꽃이라는 생각에
눈길이 자꾸만 그 꽃에 머문답니다.
어머니,
그 먼 곳에서도 보고계시겠지요.
죽음에 가까운 고통이 따르고서야
삶이 견고해지는 것을 알아채는 시간은
찰나라는 것을요.
그 기점을 통과해서 또 다른 나를 키우기 위한
도정은 또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답니다.
결코 끝이 없는 길이지요.
삶과 죽음이 하나이듯이요.
우매한 이 사람이,
또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