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동굴

꿈, 그리고 어머니

나비 오디세이 2006. 1. 16. 06:19

갑작스럽게 자지러지는 울음소리에 놀라 달려간다.

아이는 그제서야 안정이 되는지 고른 숨소리로 다시 잠든다.

새벽에 가끔 겪는 일이다.

 

나는 어떠했을까.

나도 그랬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내가 기억할 나이가 되어서도 그렇게 꿈에서 울다가

엄마품에 안기고 나면 안심하고 다시 잠든 기억.

 

세상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아주 큰 것에 이르기까지

과거에서 배우고 그 배움에서 깨닫게 되는 이치가 있다.

사물의 이치는 모두 과거의 언저리에서 배워오는 것들이 허다하다.

그것을 거스르려 하면 물살의 힘에 밀려 허덕이게 되고

때론 역류하여 숨을 쉴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런 사물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힘은 너와 나의 울타리 안에서...

 

거경궁리(居敬窮理).

어떤 현상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고, 생각을 조용히 하고'

그후, 그 이치를 깨닫게 되면 개안(開眼)하여

심안(心眼)으로 세상을 보게되는 이치이러라.

 

그 사상의 깊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높은 곳에 있는 것인가.

고대, 중세의 위대한 사상가들이 그 뜻을 헤아려

불을 밝혀 놓은 곳에 우리가 걷고 있다.

 

그리고 그 사상가들의 옷에 묻혀 있는 티끌마저도 우리에게 미치는 힘이 있다.

그러나 내게는 그 티끌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어머니.

 

꿈속을 헤메이다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 거릴 때

내 님은 나를 감싸 안으면서 달려오는 그 누구보다도 더

깊고 깊은 사랑을 간직한 어머니였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그리고 그 사후의 세계에서도 그 힘은 퇴색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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