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 누구야?"
"엄마는 누가 누가 제일 예뻐?"
너의 질문의 의도를 안다.
그래서 네가 원하는 대답을 한다.
그러다 문득 장난기가 발동하여 네 마음을 알면서도 다른 사람 이름을 댄다.
너 아닌.
그럼 넌 금방 울어 버린다. 참 맑고 순수하고 영롱한 그 눈망울에서
금방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신기하다. 그렇게 금방 눈물이 나는 네가.
이런 시간은 매일매일 한 번 또는 두세 번씩 주어진다. 난 그때마다 너를
바라다보며 세상 기쁨과 희망을 읽는다. 참 아름다운 너.
순수한 너에게서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낀다. 나의 더러움도
말끔히 씻어주는 너는 나의 천사이다.
오늘 밤도 어김없이 너는 내게 묻는다.
재워달라기에 너의 자장가 책을 들고서
너의 침대에 누웠을 때 너는 나를 바라보며
애교있는 목소리로 예의 그 질문을 한다.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아이들의 세계는 이런 힘이 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필요한 일들.
같이 아이가 되어서 세상을 보면 세상은 참 정교하고 정밀하고 아름다운 것 투성이다.
그러다 그 세계에서 빠져 나오면 먼지투성이 진흙탕이라는 생각을 한다.
모래사장에서 열심히 먹이를 먹다가 박차고 날아 올라가서는 허공을 가르는 양이
너무나도 멋진 갈매기가 너를 떠올리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사랑이다.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는 곳에
온화한 미소가 피어나게 하는 힘. 동류의 힘을 가진 너와 갈매기.
어쩌면 갈매기와 너를 비교하는 것자체가 어불성설이겠지만
갈매기가 허공을 가르며 날으는 모습과 바람을 맞서고 멈추어서서 정지해 있는 모습은
아름답다.
너의 아름다움과 맞먹을 정도로.
그래서 나는 너를 떠올리면서 갈매기도 동시에 떠올리는 것이다.
나만의 특이한 정서이겠지.
허나 너는 갈매기 그 이상이다.
단 하나의 사랑이고 내 기쁨과 정열의 원동력이며 부표이기 때문이다.
너의 검은 눈동자. 그 맑은 영혼에 푹 빠져버리는 날에는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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