瑛芸

인라인스케이트를 머리맡에 두고서

나비 오디세이 2006. 4. 17. 16:17

지금도 어리지만 지금보다 더 어릴적 고사리 손이 이제는 엄마랑 악수를

정도로 커졌다.

감기를 달고 살던 네가 이제는 좀 나아져서

어지간한 감기는 이겨먹는다.

그런 너에게 이제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껴 무얼 시킬까 고민했다.

태권도? 검도? 고민했다.

그러던 어느 날

너는 단지내에서 네 또래의 친구들이 인라인을 타는 것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엄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래서 아빠한테 얘기 했지.

마침 무료 수강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당장 인라인스케이트를 사러 갔지.

그날 너는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당장에 타자고 해서 그날 바로 공원으로 가서 타보았지.

 

공원에는 봄날의 향기가 가득했고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아빠랑 인라인을 타고 있는 친구가 있었지.

그 아이는 1년정도 탔다고 했고 제법 탈줄 알더군.

너도 그렇게 될 수 있어...^^

일단 신고 서 보는거야. 제법이네. 섰다. 그리고 움직인다. 넘어진다.

 

저쪽에서 아이랑 타고 있던 그 아버지가 다가와서 너의 자세를 교정해주었고

잔디밭에서 서서 걷는 연습을 하고 그 다음에 농구장에서 걷는 연습을 하면 좀더

수월할거라 했지.

당장 잔디밭으로. 그리고 농구장으로.

넌 잘 걸었어. 인라인을 신고서. 일단 자세를 잡고...

집에와서 하는말.

"엄마, 타는 것은 나중에 해야지? 일단 걸어야지."

얼마나 쌩쌩 달리고 싶은지 너의 마음을 알겠더라.

그러나 차근차근 해야지. 넌 그날 너무 무리했나봐. 바람도 조금 부는 그날

연습을 많이 해서 감기가 걸려버렸잖아. 그러니 집에서만 좀 신어 볼 수밖에.

(에궁 이궁)

 

그러더니 급기야 잘 때도 인라인을 껴안고 자더라... (며칠은 그러리라 생각한다.)

네가 좋아하는 것은 늘 그렇게 했으니까. 엄마처럼...

 

한 가지 한 가지 배워가면서 커가는 너를 바라보는

마음을 무어라 표현할 수 없다.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너만의 그 특유의 미소를 보내며 웃는 너를 사랑한다.

'瑛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  (0) 2006.05.13
개구리와 올챙이  (0) 2006.05.05
너의 눈동자  (0) 2006.04.10
너를 처음 만난 날  (0) 2006.03.24
특별한 날  (0) 200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