痛通統/서랍

문자 메시지

나비 오디세이 2006. 5. 15. 17:35

진심은 통하는 것이라 여긴다.

내가 진심으로 대하면 상대방도 진심을 알아 줄 것이라고.

혹 그 즉시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 하여도 진실은 언젠가 통하게 되어 있다고.

진실의 문은 항상 밝은 길로 통하게 되어 있다고 여긴다.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가 선생님을 무척 좋아 한다.

늘 선생님 이야기다. 그날 그날의 일을 오면 자랑하면서 이야기 한다.

선생님 한테 꾸중 들은 얘기도 벌 받은 얘기도 사랑한다고 했다는 얘기도...

끝없이 이야기를 한다.

 

아이는 사람을 처음 만나면 낯가림이 심한 편이었다.

사람뿐 아니라 낯선 공간, 낯선 물건에 대한 공포마저 있었다. 조그만 벌레에 대해서도.

흔히 아이들은 호기심에 모든 사물들을 그냥 아무 꺼리낌없이 받아 들이는데

우리 아이는 그러지 못했다. 난 그게 늘 걱정이었고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 되집어 보기도 했다.

 

아이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유치원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부터이다.

또래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이제는 유치원에서 대장 노릇을 할 정도로 활발하다.

 

내가 처음 아이에게서 '엄마'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느낀 그런 감동을

아이의 변화를 통해서 느꼈다.

그래서 그 감동을 감사한 마음을 선생님께 늘 전하곤 했다. 평소에도.

 

'스승의 날'이 되면 더 특별한 애정이 생기면서 한번 더 선생님의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런 마음을 전하는 문자 메시지를 아침에 보냈다.

선생님은 감사하다며 전화를 하셨다.

"어머님, 감동이에요."

 

지금 아이가 아주 어른이 되어서 유치원 선생님을 어느 만큼 기억할지 모르나

아이의 기억에 남아 있으리라 생각된다.

 

'스승의 날'의 의미가 변질되어 이제는 없느니만 못한 날로 되어서 씁쓸하다.

진정으로 제자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선생님들도 많을 텐데 말이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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