痛通統/독백

차 한 잔에 사랑을 담고

나비 오디세이 2006. 6. 21. 15:39

긴 시간을 기다렸다.

기다림은 그대로 화석처럼 굳어 버릴 것 같았다.

기다림에는 아름다움이 내포 되어 있다. 기다림에는 사랑이 숨어 있다.

사랑은 아름다운 한 순간에 빛을 내뿜고 그 빛은 그 순간을 영원으로 간직하고 있다.

기다림이 없었다면 아름답지 않았을 그 순간들.

성급한 마음에 다그치고 어지럽게 했더라면

그러한 아름다운 순간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조용히 마시는 찻 잔 속에 아름다움이 가득해서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맛을 내었다.

 

꽃이 아름답다고 하나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지 않던가.

권세가 권력이 좋다고 하나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하지 않던가.

 

기다림의 미학은 그 무엇에 비교하리.

기다린다는 것에는 신뢰가 있고 무한한 사랑이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기다릴 줄 몰라 잃게 되는 것들이 많음을 알겠다.

 

성급한 마음.

다스릴줄 모르는 마음때문에 사람도 돈도 명예도 모두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마음을 다스릴 줄 안다면 얼마나 얻는 것이 많겠는가.

 

나(我)는 없고

조용한 가운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과 향이 있을 뿐인 그 순간.

그 순간에 인내하고 끈기있게 기다린 것에 대한 보답은 그대로

내 몸 속에 파고 들었다.

 

生의 한가운데

서서 나를 바라보는 것.

나를 돌아보는 것이 필요한 순간임을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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