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아름다운 너는 작은 새를 연상하게 한다. 또한 깡마른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과 열기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전염되어 같이 해를 향한 꿈을 가지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작지만 커다란 너는 작은 거인이라해도 무방할 것이다.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그 난장이처럼 말이다.
그런 네 인생이 심한 상처를 입고 굴곡이 가득한 삶을 얼키설키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
내 마음이 아프다. 내가 아는 너는 항상 올곧은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강인한 정신으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여전사 같은데
세상은 너를 곱게만 보지 않는 것 같아 더 마음이 쓰리다.
너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가 잘못일까. 진정 너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착각일까...
설사 그렇더라도 그것은 나의 잘못도 너의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세상엔 모르고 속고 알고 속고 하는 과정들이 돌고 도는 회전판과 같은 것일테니까.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네 삶이 하루속히 안정되었으면 좋겠다. 그저 나는 제 삼자로서 너를 지켜보고
너의 곁에서 너를 지지하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 줄 것을 잊지 않겠다. 우리들 몸에서 최후의 보루인 백혈구처럼 너의 정신 구석구석을 치료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고 싶다.
너와 나, 더 나이가 들어 호호백발이 되어 만나서
진한 향 풍기는 차를 마시며 지난 날을 회고 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아이를 낳을 때 조금 불안했다. 남자가 바라지 않는 아이를 낳는 다는 것은
왠지 너의 짐으로 남을 것 같았고 아이의 행복에도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허나 너는 생명을, 뱃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한 생명을 결코 포기 하지 않았지.
혼자서라도 잘 키우겠다고 앙다문 입술이 나를 슬프게 했었지.
그런 나의 걱정이 기우인 것 같았다.
그래서 안심했다. 각자의 공간에서 삶의 치열한 전투장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너는 힘없는 작은 꽃 한 송이 되어 나타났지.
상처투성이로. 나의 마음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k가 그렇게 미울 수 없었다. 한때는 그렇게 사랑하고 사랑스러워 어쩔줄 모르더니
이제 사랑이 식은 것인가....아,,, 사랑이 있었더냐. 식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랑은
가면을 쓰고 덧씌워진 얼굴에 불과했던것을....모든 사랑이 그러한 것을...
너는 씩씩하게 견디어 내고 있지만
너의 속은 가루가 되어 있을 것 같다. 왜 모르겠니? 너의 생을 조금이나마 아는 내가
너의 마음 속에 있는 숫검댕이를 왜 모르겠니?
너 또한 나의 마음을 헤아려 주었고 결코 내색치 않으며 나의 소리를 네 소리로 가두어
두지 않았니. 작은 네가 커보이는 이유이기도 하지.
네가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니 네가 아주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네 스스로 네 행복을 찾을 줄 아는 너이기에 나는 믿는다.
스러지지 않을 빛을 간직한 너의 심연의 바다를 나는 믿는다.
작은 꽃들이 더 사랑스럽고 더 애잔하게 나를 붙잡는 이유는
너로 인해서일 것이다.
네 선택이 아름다웠던 만큼 그 선택으로 인한 고뇌와 번민도 생의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언제나 생은 한쪽 문을 열어 두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