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산행을 했다. 둘이서. ^^*
그녀는 늘 혼자서 산에 가곤 했다.
산의 푸르름이 안온함이 온화함이 그녀를 부르면 그녀는 주저없이
산행을 결심하고 마음을 굳게 먹곤 했다. 혼자서 하는 산행은 어쩔수 없이
그녀를 두려움에 떨게 했고 마음을 다잡게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두려움을 없애려 한다 해도 그것은 힘든 문제였다. 이제와서 그녀가
태권도를 한다거나 무술을 연마해서 자신을 보호할 능력을 기르기란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두려움이 아무리 자신의 마음안에 있는 것이라해도 그것을 무질러 버리기엔
세상엔 험한 일도 많기에 늘 긴장속에 홀로 산행을 하곤 했다.
단순히 지배능력의 문제라면 그것은 어찌해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배밖의 일이었다.
그러던 차에 서로 추구하는 하는 것이 같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녀도 또한 나와 같은 입장이었고 같이 산행할 사람을 만난 것을 기뻐했다.
그래서인지 오늘 산행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산악회에서 다니는 산행도 좋지만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가까운 곳으로 훌쩍 떠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그녀도 그동안 미루었던 산행을 함에 즐거움이 가득한 얼굴로
다음부터는 꾸준히 다니자는 얘기를 했다.
공감, 아름다운 것을 보고 탄성을 자아내는 마음을 동시에 느끼고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만남인 것 같다. 따로 또 같이.
친구가 많다해도 각양각색이기에 다 다르다.
어떤 친구는 내 얘기를 들어주는가 하면
어떤 친구는 내가 얘기를 많이 하도록 하기도 한다.
또 어떤 친구는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아도 기쁨으로 충만하게 해주는 친구가 있다.
조용한 가운데 흐르는 정이 가슴으로 스며드는 순간을 느끼게해주는 친구가 있다.
여행을 같이 하면 좋은 친구가 있고
책을 읽고 대화하면 좋은 친구가 있고
술을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 좋은 친구가 있다.
이를 동시에 다 가지는 친구는 과연 있을까.
한 사람이 모두를 지니는 경우도 있겠지만 내가 다 가지지 못한 것처럼
친구중에도 그 모두를 지닌 친구는 드물다. 그래서
때에 따른 친구가 필요한가 보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을 움직이는 친구는
아마도 조용한 가운데 흐르는 숨결을 느끼고
은은한 국화향 같은 친구가 아닐까 한다.
나는 때론 소박하고 은은한 국화향 같은 친구가 되고 싶다.
또 어느 때는 매화같은 고상한 친구가 되고 싶다.
나에게서 그런 향을 먼저 느끼게 하고 친구로부터 그 향을 흠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했다.
커다란 돌이 마련해준 멋진 배경이 있는 산정에서 동행의 기쁨을 가슴 가득 담고
오늘을 특별한 날로 맞이했다. 때로 인생은 홀로 있는 것보다 같이 있는 것이
기쁨일 때가 있다. 홀로 행동하는 것도 필요하고 같이 행동하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