瑛芸

생명의 신비

나비 오디세이 2006. 10. 15. 06:56

생명, 그 신비한 힘을 갖 태어난 조카에게서 느낀다.

어제는 10월 11일 정오에 태어난 막내 동생의 아들을 보았다.

태어난지 4일째를 맞이한 그 작은 생명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눈물이 흐른다. 

아, 나의 슬픔이여!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여! 안으로 삭혀야 하는 한(恨)이여!

그 뉘라서 알랴만 슬픔은 자신만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법.

 

일반 사람들과 다르게 우여곡절끝에 아들을 안아본 올케도 만감이 교차하는 듯하다.

제왕절개술로 아이를 낳기로 했으며, 원래 예정한 날은 10월 12일. 그런데 아이가 11일에 나오려고 해서

수술을 하루 앞당겨야 했다. 이와 제왕절개술로 낳는 것 좋은 날 잡아서 수술을 한다고 날을 잡고 시간까지 잡았다고 하는 올케. 그런데 아이는 그 엄마의 생각대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원해서 하루 일찍 세상에 나왔다. 아무리 수술로 태어난다해도 난 내가 나가고 싶을 때 나갈 테야 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아침 일찍 출발했다. 영운이가 병원에 가는 날이어서다. 김양박이비인후과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토요일이면 언제나 그렇듯이. 눈물이 많은 영운이는 또 운다. 병원에 가는 것을 싫어할만 하다. 차도는 없으며 3주후에 다시 봐야 한다. 

 

올케가 있는 정성산부인과에 도착했다. 병실이 따뜻하다. 아이는 분만실에 있다고 했다. 잠시 대화를 나누고 분만실로 내려갔다. 보호자 이름표를 가지고서. 벨을 누르고 기다리니 간호사가 작은 아이를 강보에 싸서 얼굴만 보여준다. 정말 작다. 작은 생명이 가진 힘. 잘 생겼다. 코가 오똑하고 입은 적당히 작고 눈은 감은 상태이지만 이쁠 것 같다. 얼굴형도. 하하하 아직 4일째 된 아이에게 무슨말인가. 그런데 내 눈에만 그런것이 아닌 것을 보면... 우리 영운이 돌아오는 차안에서 "엄마, 숙모 애기 귀엽지?" 한다.

어른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작은 아이를 처음

보는 영운이에게도 잊지 못할 기억일 것이다.  

 

내가 처음 영운이를 안았을 때의 순간으로 떠난다. 생각은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자꾸만 그 순간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 너무 작아서 어떻게 안아야 할지 모르겠을 정도였던 작은 아이. 금지옥엽키우는 것이 어디 나만의 일인가. 처음 "엄마"하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나만 듣는 소리처럼 반갑고 눈물겹던 일.

그 모든 기억들이 스쳐지나간다. 아마 올케도 경험하겠지. 세상 모든 엄마가 경험하는 것. 생명의 신비.

티비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간접 체험이 아닌 자신이 직접 체험하는 그 신비로움이 얼마나 큰 영광인가. 아이에게 감사한다.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또 그 어머니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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