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친구

친구에게

나비 오디세이 2008. 1. 5. 06:39

친구야, 요즘 너는 새로운 일을 시작해서 분주하지.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너의 발랄함과 명랑함과 사랑스러움이 한 데 어우러져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아니 요즘에 불혹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적당한 나이이기도 하지. 무슨 일을 시작하는데 불혹이면 어떻고 지천명이면 어떠랴만 사람의 정신은 나이를 망각하지 못하고 늘 의식 속에 있어서 시작이라는 단어는 젊음과 동등한 관계로 받아들이잖니.

 

친구야, 지금 내 앞에 촛불이 타고 있다. 심난한 마음에 촛불을 켜고 바라본다. 촛불의 일렁거림 속에 너의 변화된 모습이 들어온다. 초는 둥근  초가 아니라 네모난 초다. 발상의 전환이지. 둥근막대만 생각했던 초... 세상이 변하는 만큼 촛대도 변하나보다. 변화, 좋지. 머물러 있기보다 변화하라고 늘 말하지. 그러나 변화도 잘못하면 안 하니만 못하잖니. 너의 발전된 모습은 좋지만 자연은 그대로 두고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렇지 못한것 같다.

친구야, 나는 나룻배가 지나가는 강물이 좋다. 대형선박이 지나가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슬프다. 현명하신 분들이 오죽 잘 알아서 하랴만은 여기 갇혀 있는 나는 답답하고 심기가 불편하다. 밀어붙이다가 낭떠러지에 서는 것은 아닐까. 낭떠러지에 서면 또 누가 있어 구해줄까. 잡아 줄 손이 있을까. 그 손을 잡으려고나 할까. 오만과 독선에 찌든 사람은 도움의 손길조차 거부하다가 결국은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친구야, 난 처음에 대운하, 대운하 하는 것에 별 관심이 없었다. 사회적 이슈가 되고 정치적 문제로 발전하기까지에도. 아니 관심없는 척 했지. 그런데 요즘엔 관심없는척 하기도 벅차다. 저절로 관심을 가지게 돼. 촛불의 심지가 촛농 속에 파묻혀 불이 꺼져 버리기 전에 촛불의 심지를 바르게 세워야 하지 않을까.

 

우리 주변에서는 설마설마 하는 일들이 설마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설마 촛불이 꺼지도록 하겠는가. 설마로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친구야.

너의 촛불이 우리의 촛불이 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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