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친구

뉴욕과 서울의 차이

나비 오디세이 2006. 1. 5. 16:40

거리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소라와의 만남에서.

그녀가 지금 어떤 상황일지 능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섣부른 판단도 이해도 금물이다. 그저 조용히

지켜봐주는 역할이 남아 있다. 곁에 있어서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으며 그 어떤 상황이 닥쳐와도 지지해줄

친구가 있다고 믿게 해주는 것이 나의 할 일이다.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그녀는 그런 친구로 존재한다. 그녀와 나 사이에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19년전. 그녀와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그녀는 곱상한 이미지에 단아한 미소를 머금고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노래를 썩 잘 불렀다. 소주도 한 잔 했다. 대낮부터...

우린 지금도 그 얘기를 한다. 대낮에 소주를 마신것에서부터

처음 만남에서부터 소주를 마시고 노래를 부르던것을...

 

세월이 흘러 그녀와 나는 각기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녀는 90년대 초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결혼을 하면서.

그리곤 연락이 뜸했다. 가끔 전화가 걸려왔다.

그리고 편지도 왔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김없이 카드가 날아 왔다.

뉴욕에서 필라델피아에서.

그녀는 사는게 결코 녹록하지만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으로 들어온 어느 날도 그렇게 말했다.

사는게 녹록하지만은 않다고.

안다. 그녀가 얼마나 힘들지...그녀도 나의 고민을 안다.

나의 가장 큰 아픔을 그녀가 알듯 내가 그녀의 아픔을 안다.

그게 중요한 다리가 되고 있다.

뉴욕이든 서울이든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음을 ...

그녀와 나의 사이에서.

가끔 걸려오는 전화에서 목소리에서 그저 나는 너의 친구라는

것만을 인식시켜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곤 또 웃는다.

 

만나자. 내가 가마. 네가 와라. 이렇게 말하고

술 한 잔 하자고 말한다. 그렇다. 하얀 목련을 닮은 그녀와

해바라기를 닮았다고 하는 나는 친구다.

다른 듯 닮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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