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을 꿈꾸며/바라보기

수선화

나비 오디세이 2006. 3. 2. 13:53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고 알뿌리 번식을 하며 12월에서 3월 사이에 꽃을 피는

백합목 수선화과라는 명칭을 지닌다. 속명으로는 나르키수스라 하는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나르키소스)라는 청년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나르시스는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의 아름다움에 취해 스스로 물에 뛰어 들어 죽는다. 여기서 수선화 꽃이 피었다는

데서 얻어진 이름이다. 자기애와 이기주의라는 말도 여기에서 나왔다.

 

며칠전 베란다에 있는 조그만 화분에서

소리없이 피어난 수선화를 보았다. 어김없는 자연의 숨소리를 보여주고

있음에 감명을 받아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옆에 꽃망울을 맺고 있는 군자란의 모습에서도

마찬가지의 감응을 받았다. 바라보는 순간에 사랑을 느끼게 하는 꽃의 순수함이다.

 

우리 아들은 엄마가 바라는 모습에서 호기심이 발동하여 같이 동참하고 싶어한다.

아이는 늘 엄마의 행동에 주목을 하고 엄마의 관심에 자신도 같이 감동하고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아이는 그것이 자신이 사랑받는 길이라는 것을 터득한 듯하다.

엄마는 아이의 투사 대상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이다. 늘 느낀다. 아이는 엄마의 뒷모습

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인식하는 순간에는 내 행동에 조심하게 되기도 한다.

이야기가 옆길로 간 것 같다.

 

아무튼 그 꽃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바라보는 순간에 진정 명상의 상태에 있으며

삶의 진정한 사랑의 바라보기가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그런 순간이 영원이며

사랑의 능력이 갖추어진 상태라는 것이다. 자연을 상대로 하는 그런 바라보기는

순수한 바라보기로서 이상적이다. 하지만 인간을 그런 상태, 있는 그대로의 바라봄은

많은 수련이 필요함을 안다.

 

봄의 소리에 맞추어 피어나는 꽃의 아름다움처럼

인간의 아름다움도 곳곳에 있음을 늘 자각하는 삶.

그런 상태의 삶이 아름다움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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