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베란다 창을 통해 본 풍경. 은빛 억새들이 바람에 휘청인다. 산자락에서 언덕배기에서 무더기로 또 한 줌 정도의 두께로 서서 그들은 가을을 노래한다. 그 아래로 작은 풀들 소리없이 흔들흔들. 나는 나, 너는 너, 하지만 우리는 하나. '바람이 없었다면 우리는 사랑을 나눌 수 없어.'라고 말하는 듯 보.. 痛通統/독백 2007.10.27
버려야 할 것 버리고 또 버리고 나면 가벼워져서 새처럼 날 수 있을까. 버린다고 버려질까. 버린다고 하고서 오히려 더 붙잡고 늘어지는 우를 범하고 있는 일상. 그 일상이 버거워 더 무거워지는 삶을 사는 나. 몸도 마음도 버릴 것 투성인데 나는 어쩌자고 욕심을 내는 것일까. 7대 원죄를 버려야 한다고. 탐욕, 오만.. 痛通統/독백 2007.06.27
투기, 욕망이 빚어낸 악의 꽃 '인간은 왜 투기를 하나'라는 명제가 주어지면 어떤 대답들이 나올까. 한국경제신문 생글생글 주간지에서 생각하기와 글쓰기의 주제로 투기에 대해 글을 실었다. 유독 이 글이 내 마음을 움직인 것은 최근 내가 잘 아는 사람이 잠시나마 강원랜드 00게임-내가 볼땐 이것도 투기다-에 빠져 큰 돈을 잃어 .. 痛通統/독백 2007.05.30
안개 자욱한 아침 이른 아침, 창을 연다. 가로등 불빛이 멀다. 헤드라이트 빛이 강렬하다. 계절이 흐르는 가운데 색깔에서 세상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정작 그 모든 것은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이다. 돌고 돈다. 또다시 무왕불복无往不復이다. 돌아.. 痛通統/독백 2007.04.21
산다는 것은 눈물나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때로 눈물나게 슬픈 일이다. 나의 어머니는 절기마다 그날의 풍속을 맞추어 챙기었다. 10대의 어느 대보름날, 오곡밥과 나물이 유난히 맛있었다. 그래서 아주 많이 먹고 배탈이 났었다. 그때 엄마는 웃으셨다. 나를 빤히 보고. 그때의 오곡밥이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다. 내일은 정월 대.. 痛通統/독백 2007.03.03
가면 무도회 가면 무도회 무대에 서 있는 동안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무대를 등져서는 안 된다. 무대는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 거대한 구(球) 또 반대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거대한 구 검게, 희게 그림자 드리워 질 때 볼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 네가 누군고? 내가 누군고? 그러나 서로 알려고도 하지 않는 냉랭.. 痛通統/독백 2007.02.25
살아 있는 ......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내 의지로 움직이고 내 의지로 숨쉬는 것이 살아 있다는 것 어느 날 작은 새가 내 가슴에 날아와 "얘, 너는 살아 있어야해"하고 날아갔다. 그말만 하고 날아갔다 그 새는 내게 현재의 현재요 미래의 현재이기도 하고 또 과거의 현재이기.. 痛通統/독백 2006.12.25
내 옆에 있는 그림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구속하는 것은 독이 되기도 한다. 내겐 그림자 같은 존재로 내 안을 움직이는 또 다른 나가 있다. 그 존재가 나를 흔들고 나를 붙잡고 한다. 강물이 흐르는 것을 본다. 강물이 나를 데리고 가려한다. 몸부림 칠수록 강물은 더 세차게 흐른다. 나는 빨려 들어간다. 빠져나오.. 痛通統/독백 2006.12.10
가을 사랑 가을빛이 무르익어서 농익었다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 날이 어제의 오후다. 어제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시간을 기억속에 사진 찍고 저장했다. 그 빛깔, 그 황홀한 가을색이 세 여인의 가슴에 노랗게, 붉게 물들였다. 그 공간에서는 나이를 훌쩍 뛰어 넘었다. 그리고 자신의 무게만큼의 짐들을 모두 내.. 痛通統/독백 2006.11.29
향기로운 사람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어떤 인연의 고리가 있어서일까. 의지가 개입하지 않은 무의지의 상태에서 인연의 고리는 형성되는 듯하다. 모든 만남이 그렇다. 부모자식간의 만남도, 형제간의 만남, 남녀간의 만남, 사제간의 만남, 친구간의 만남, 등등 그 어느 만남이든 시간과 공간의 합일점에서 이루.. 痛通統/독백 2006.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