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첫눈이다. 점점 눈발이 굵어진다. 창문에 부딪치는 눈송이를 한참 바라본다. 누군가는 첫눈이 오면 만나기로 한 사람에게 갈 것이다. 나는 이제 누구를 찾을 것인가. 십여 년 전, 우리는 눈내리는 밤길을 함께 거닐었다. 첫눈을 반기는 사람들 틈에서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만.. 痛通統/독백 2017.11.24
이유 지금 여기에 나는 있다 지금은 지금으로서 이유가 있다 여기는 여기로서 이유가 있다 있음은 있음으로서 이유가 있다 나는 나로서 이유가 있는가 8월의 무더위가 있다 호수가 있다 연꽃이 피어 있다 바람도 있다 연잎이 뒤집어지는 순간도 있다 두근거리는 내 마음도 있다 아, 연꽃이여 .. 痛通統/독백 2017.08.07
마음 이전과 다른 것은 없다. 다르다고 생각하는 내 생각만이 다를 뿐 다른 것이라고는 하나 없다. 아픈 것도 내 생각의 장난이고 마음의 장난이다.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내 생각 속에서 변화가 일었을 뿐. 마음을 내 놓아봐라,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으니 혜가는 스승에게 마음이 없다 했다. 그래,.. 痛通統/독백 2010.01.23
바람부는 날 망해사에서 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때도 오늘도. 망망한 바다를 바라보며 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떨어지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꽃잎들에게서 배웠다. 그들은 바람이 분다고 울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작은 내 안에 바람이 불면 아프다고 울었다. 키가 작은 나무든.. 痛通統/독백 2009.04.26
어머니가 자주 나오는 이유는 요즘에 꿈 속에 어머니가 자주 나온다. 내 삶이 불안해서일까. 아니면 나를 낳느라 고생했던 생각이 나서일까. 어머니와 대화를 할 수 없기에 그저 유추해보는 것으로 마무리를 할 따름이다. 만일 어머니가 살아 계신다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모녀간의 정도 돈독해질텐데... 참으로 아쉽다. 내게.. 痛通統/독백 2008.10.10
나의 색깔은 나를 잘 아는 친구에게 나의 색깔은 무슨 색이냐고 물었다. "오렌지야." 가까이 사는 언니에게 물었다. "언니, 나의 색깔은 무슨 색인 거 같아?" "진한 청색." 이렇게 다르게 말했다. 보는 이에 따라 다른 나의 색깔. 그럼 내가 보는 나의 색은 무슨 색일까. 난 나를 검정색으로 본다. 열이면 열 다 다르게 .. 痛通統/독백 2008.10.03
암호명 0103080306032420 암호명이 있다. 그것의 힘은 어느 만큼일까. 그 깊이와 세기를 알 수 없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 암호는 내게 이미 주어진 운명처럼 고리를 만들고 있었는지 모른다. 내가 그것을 알지 못했을 뿐. 길은 그곳으로 나 있었던 것인지 모른다. 누구나 길을 다 알고 가는 것 아니듯 나도 그렇다. .. 痛通統/독백 2008.03.08
이 시대를 기억하라 2007년 12월 19일을 우리의 후대는 어떻게 평가할까. 역사는 흐른다. 멈춤이 없다. 그 물길을 가둘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그 물결을 따라 흐른다. 어쩔 수 없다. 지금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멈추게 할 수 없는 노릇. 우리는 자녀들에게 거짓말 하지 말아라 라고 가르칠 수 없다. 나라의 수장. 한 .. 痛通統/독백 2007.12.20
잠이 오지 않아 새벽에 잠이 깼다. 시끌사끌한 심사도 아닌데 왜 잠은 오지 않는가. 어떤 블로거의 글을 읽고 나니 더 잠이 오지 않는다. 2007년 11월 29일. 새벽이면 우리 시대는 21세기로 접어든지 벌써 7년하고도 11개월 29일이 지났다. 곧 8년이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는 다시 60년대 70년대로 돌아가려 하고 있는 느낌이.. 痛通統/독백 2007.11.29
세상에 태어나 처음... 살다보면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처음 겪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온다. 똑같은 일을 어릴 때 겪는 사람도 있고 나이가 들어 겪는 사람도 있다. 나이가 들어서 경험한다고 더 나을까. 아니면 일찍 경험하여 세상을 일찍 아는 것이 좋을까. 그것이 어떤 일이냐에 따라 다르겠지.. 痛通統/독백 2007.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