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무 작은 나무 나의 작은 나무가 나에게로 왔다 네가 나를 필요로 했고 내가 너를 필요로 했다 필요가 인연을 낳은 것인지 인연이 필요를 낳은 것인지 아직도 나는 그것을 모르겠다 내가 아는 것은 사랑이 너를 불렀고 사랑이 나를 불렀다는 사실 뿐 모든 것의 시작은 사랑에서부터 모든 것의 끝도 사랑에.. 痛通統/독백 2006.05.11
미성숙의 알을 낳고 울다 미성숙한 알을 낳아 놓고 한스럽게 우는 저 눈 먼 나그네여 언제나 그렇듯이 깊은 생각 없는 알은 깨어지기 쉽고 부서지기 쉬운 것이라네 보고 또 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청정한 마음을 가진 나그네가 되어야만 한다네 하나의 알을 낳기 까지 피를 토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나 들꽃이 피기 까.. 痛通統/독백 2006.05.11
하얀 민들레 하얀 민들레 키가 작은 너는 보일 듯 말 듯 노란 민들레 뒤에 숨어서 조용히 낮은 땅을 바라보고 있었지 작아서 흔치 않아서 더 애절하고 더 애잔한 너 너의 그 볼에 진한 키스를 보낸다 노란 민들레가 여기저기 흩날리며 날 오라 손짓 할 때 너는 조용히 바라다 보고만 있었지 마음엔 피흘린 몸짓 담아.. 痛通統/독백 2006.05.11
잠들게 하소서 한참을 서성이다 발걸음을 떼어 보니 그곳에는 검은 구름이 장막처럼 드리워진 세상이더이다. 그 장막을 거두어 줄 이를 찾고자 하는 한 영혼이 서성이는 걸음을 그대는 아시는지요. 어둠이 빛이 되는 세상도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빛이 어둠이 되는 세상도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 痛通統/독백 2006.05.01
당신이 내게 '혼불'의 작가 최명희 님을 그리며 처음 당신을 만났을 때 당신은 소리없는 무게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갈수록 당신은 강렬한 외침으로 나의 내면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뿌리에 더 깊은 살이 박히기 시작하고 당신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더 많은 사랑과 믿음이 생겼습.. 痛通統/독백 2006.04.26
그해 사월 어느 날의 일기 그 해 사월에도 어김없이 벗꽃이 만개하여 하얀 꽃길을 만들었었지. 날씨는 어찌 그리도 좋았을까. 올 사월은 좀 이상한 날씨라서 사월답지 않게 느껴지지만 그해 사월은 정말 봄날의 경치를 그 자태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그런 날들이었지. 직지사로 향하는 길에는 봄날 훈풍에 여기저기 나들이 나온 .. 痛通統/독백 2006.04.21
개국설화 그 역동성이란 단군신화, 단군설화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거나 깊이 있는 사유를 해 본 적이 없다. 그저 역사 시간에 우리나라의 뿌리와 그 근원에 대해 의무감으로 공부를 했던 것이 전부다. 그러던 것이 신화의 힘과 그 빛의 광명을 다 발휘하여 개안(開眼)하게 하는 순간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소설에서이다. 최.. 痛通統/독백 2006.04.19
동네 산에 가다 겨울철 눈을 이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올 때와는 다른 요즘의 산. 높고 깊은 산 골짜기를 가지 않아도 동네에 솔무데기는 지천이다. 소나무가 그 기상을 펼치고 하늘 높이 솟구쳐 뻗쳐오른 모습은 가히 빼어난 장수의 용모에 버금가는 형상이다. 그 외형에서 위압감마저 느끼게 하는 봄철 소나무의 .. 痛通統/독백 2006.04.16
살다가 지칠 때마다 인생살이. 살이라는 표현을 쓰는 인생. 심정을 연두로 물들인들 무슨 소용있으랴. 살다가 지치면 그때 찾아가 맘 놓고 울 수 있는 사람이 그대는 있는가? 살다가 너무나 고독해서 울고 싶을 때 찾아가 아무 소리 안하고 차 한 잔 술 한 잔 조용히 나누고 올 수 있는 친구가 그대는 있는가? 세월이 갈수록.. 痛通統/독백 2006.04.09
하얀 목련 며칠 전 매일 가던 길이 아니라 소로를 따라 집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봄 햇살이 따스한 시간이었다. 무심코 지나가던 그 길에 돌무더기와 시멘트 덩어리들에 눌리어 있으면서도 고고히 하얀 목련꽃을 망울망울 피어 올리는 나무를 보았다. 그 순간 놀라움과 경이로움이 함께 스치고 지나갔다. 나.. 痛通統/독백 200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