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침 물안개가 피어나는 호숫가에서 당신을 만났습니다 당신은 귀머거리 장님이 되었더군요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외침은 크고 우람차서 인근에 있는 새들은 푸드득 날아 오르는데 오로지 당신만은 장승이 되어 있어 마른 나무가 되었더군요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일까요 아니면 너무 낮은 곳으로 흐르.. 痛通統/독백 2006.04.03
새벽하늘 새벽하늘에 뭇별들이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와르르 쏟아질 듯하다. 하늘은 늘 올려다보는이의 가슴에 유정(有情)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밤엔 밤대로 낮엔 낮대로 새벽엔 새벽대로 그 시시각각이 다르게 인간이 작은 존재임을 알게 한다. 새벽창가로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을 보면서 형직영정(形直影.. 痛通統/독백 2006.03.31
댓잎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댓잎이 바람에 서로를 몸을 부대끼며 내는 소리는 듣는이의 가슴에 오묘한 느낌을 전한다. 사르락 사르락. 어떤이는 그 소리가 사운거린다고도 했다. 그리고 대나무에 대한 정교한 분석도 덧붙여서 대나무의 효용과 그 느낌을 상세히 전해주고 있는 이도 있다. 옛날 선비들은 설한 풍죽을 한지에 고스.. 痛通統/독백 2006.03.30
그림자 그림자 길이 멀게만 멀게만 느껴진다 검은 물살이 소리없는 외침속에서 일룽거린다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어리석은 이가 한걸음 한걸음 그대여! 누군가 부르는 소리 천둥처럼 하늘을 찌르는데 그대는 왜 못듣는가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순간 속에 서 있다 너는 빛을 어둠이라 착각하고 어둠뿐이라고 .. 痛通統/독백 2006.03.26
혼불문학관을 다녀와서 -청호저수지 따스한 봄날 혼불문학관으로 가는 길에는 봄의 소리들로 가득했다. 마음도 덩달아 일렁이며 춤을 추듯했다. 남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혼불의 이미지는 살아나고 있었다. 작가의 영혼이 살아나서 내 혼에 불을 사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혼불의 영역들. 어느것 .. 痛通統/독백 2006.03.22
일요일 오후 한 때 데이트를 했다. 집에 있는데 창 밖은 햇살을 내뿜으며 어서 나오라고 손짓하는 듯했다. 대강 정리를 하고 나가자고 하는데 남편은 잠이 좋다고 한다.휴~(밉다) 아이는 졸레졸레 따라나선다. 좋다고 하는 아이가 이쁘다. 잠깐 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산 다음 가까운 곳으로 향했다. 저수지. 아니 방죽이라.. 痛通統/독백 2006.03.20
사랑의 능력 사랑은 창조하는 것이다. 사랑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순간 순간 정체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랑을 창조한다. 사랑도 능력이라는 말에 다소 생소한 감이 있지만 자꾸 접하다 보니 이젠 그 말이 내 신체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사랑한다는 것은 주시요 명상이며 몰입이다. 그리고 순간 순간 흐르는 것을 .. 痛通統/독백 2006.03.03
기다림 기다림에는 이유가 없다. 어릴적 저녁무렵이면 산등성이에 올라 목을 빼고 기다리던 이가 있다. 언덕에 올라 이제나 저제나 하고 엄마를 기다렸다. 정말 그 순간은 보고싶다는 생각 하나만 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순수한 마음, 순수한 기다림이 존재한다. 청년시절에는 약속장소에서 연인을 기다.. 痛通統/독백 2006.01.24
선영이가 가고 난후 서울 여의도 성모 병원. 무균실. 백혈병 암병동. 몇층이었나. 생각이 멎어 버린 시간. 몇 년 전 선영이가 백혈병이라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처음 증상은 왼쪽 팔목이 부어 오르고 아팠단다. 그것을 염증이라고 판단한 병원에서 염증 치료를 했다고 한다.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하나 그날 병원.. 痛通統/독백 2006.01.06
나를 둘러싼 싸늘했던 공기가 눅눅해지고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의 세계에 잠겨 있다가 불쑥 튀어 나온 문제로 인해 잠겨진 세계에서 나오는 것일까.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세월이 차라리 낫다고 하면 그것은 오판이고 오류인가. 자신이 만드는 세계에서 문제를 발견하는 눈은 언제나 자신의 세계에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痛通統/독백 2005.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