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단상 믿음의 크기를 시간의 흐름으로 잴 수 있을까. 나는 너를 믿는다, 라고 말을 할 때 어디까지 믿는 다는 말일까. 믿음이라는 것은 내가 나를 믿는 것에서부터 인간관계의 다양한 고리들에 존재한다고 본다. 부부간의 신뢰와 친구간의 우정 아이가 엄마를 믿는 것까지 기타등등 다양한 형태로 믿음의 모.. 痛通統/서랍 2005.11.22
호연지기하기를 바라는 마음 한 사람의 일생은 불꽃을 태우는 나날이다. 날개가 있으나 창공을 두려워하는 새가 되지 말아라. 날개가 없으나 세상 가득 꿈이 넘치는 하늘 다람쥐가 되기를 소망한다. 하늘 다람쥐는 날개를 닮은 익막(翼膜)이 있어 바람을 타고 활공을 한다. 높은 가지끝에 올라가 허공을 향해 힘차게 몸을 날린다. .. 瑛芸 2005.11.21
또 다른 나의 아버지를 보는 듯한 시선 사람들은 각자의 인생터널에서 각자의 갈길을 무심한 듯 가고 있다. 자신들의 주어진 틀 안에서 소소한 일들이 그 위치를 차지하며 시간은 세월은 시공을 초월해서 흘러 흘러 간다. 바퀴가 굴러 가다가 삐그덕 제동이 걸리는 때는 언제인가. 가장 큰 삐그덕 거림은 병(病)이 들거나 사고가 났을 때가 .. 초록동굴 2005.11.20
하루 작년에 입었던 내복이 이제는 손목을 넘고 발목을 넘어 버린 너. 네가 자라는 것을 알지만 보고 있지만 그것을 가슴 깊이 느끼는 순간은 매년 내복의 길이가 줄어드는 것에서이다. 고물거리던 손가락 발가락을 보았던 때를 기억한다. 강낭콩보다 작던 발가락들이 이제는 길어졌다. 너도 언젠가는 콩깍.. 瑛芸 2005.11.18
그녀의 꿈 그녀가 바라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항상 같은 자리에서 항상 같은 모습으로 자식들을 돌보고 남편을 뒷바라지 하는 모습으로 평생을 사신 당신이지만 당신안에는 자식들이 모르는 남편이 모르는 꿈도 있고 희망도 있었을 것임을 왜 진작 눈치채지 못했을까요. 삶의 테두리에서 결코 벗어나지 .. 초록동굴 2005.11.18
일탈 인적이 없는 늦가을 바다에는 온통 일렁이는 파도가 한 덩어리로 내게 밀려왔다. 낯선이의 발걸음조차 서걱이는 낙엽을 분해하는 분해자처럼 그렇게 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또 그대로 있으면서 결코 차별없는 세상을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너는 거대한 물결이 되어 내 심장박동을 가차없이 .. 痛通統/서랍 2005.11.17
쓸쓸함에 대하여 언제나 그것은 잠재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 듯 내 의지와 무관하게 떨치고 일어선다. 오늘도 맑은 하늘에 비추는 햇살이 너무 투명해서 쓸쓸하다고 하면 아이러니일까... 갑자기 그리운이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지고 그리운 이의 품에 안기고 싶은 충동을 감내하기 어렵다. 눈물은 자정작용을 해서 씻.. 痛通統/서랍 2005.11.16
내 마음 속 그림 까칠하고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 민머리가 된 그녀가 모자를 썼다. 두상이 깎아놓은 밤톨 같은 그녀는 모자를 써도 이뻤다. 그런데 그녀는 어색한지 자꾸 거울을 본다. 탐스런 머리카락이 자랑이던 그녀가 모자를 잘 쓰지 않았던 것도 있고 허전하여 그러리라는 것은 짐작한다. 그러나 나에겐 그녀의 .. 초록동굴 2005.11.16
빈 자리 그녀의 빈 자리는 항상 내 뒤를 쫓아 다닌다. 내 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아는 모든이의 끝자락에 매달려 있을 것이다. 조용히, 언제나, 항상, 그녀는 그렇게 소리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그녀를 알았던 모든 이의 가슴에 은은한 종소리를 내며 그녀만의 소리를 간직한채 그 속에 머물러 있을 것.. 초록동굴 2005.11.15
그녀에 대한 추억(1) 그 해 여름날은 무더위가 더 기승을 부렸던 것 같다. 그런 무더위조차 날려 버릴 듯 그녀는 나이에 맞지 않게 힘있고 항상 웃음을 간직한 채 날아 다니는 새 같았다. 웃음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그녀가 그 해 여름에 휘젓고 다니던 길을 평생 지울 수 없다. 그녀가 그 해 여름에 웃으며 하던 말을.. 초록동굴 200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