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내 어릴 적 한겨울에, 오빠는 발가벗긴 채로 쫓겨났다. 어머니는 하루종일 발을 동동구르며 아들을 찾아 다녔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나도 울었다. 오빠는 동네어귀의 논에 볏집에서 잠들어 있었다. 추운데......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하염없이 바라다보았다. 오빠는 어릴 적에 말썽을 참 많.. 痛通統/서랍 2007.08.25
향긋한 봄나물, 냉이 요즘 날씨가 한겨울같다. 꽃샘추위가 뼈속까지 파고드는 기분이다. 매창공원에 즐비하게 늘어선 백매와 홍매는 금방이라도 터질듯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는데 갑작스런 날씨의 변덕으로 움츠러 들었다. 그 모습이 어찌그리 앙증맞고 귀엽고 깨물어주고 싶은지... 내가 아는 언니는 그 자태를 보고 1.. 痛通統/서랍 2007.03.11
잘 잊어 버린 다는 것 '잊다'라는 말은 정확하게 무슨 뜻일까를 이 아침 생각한다. ' 잊다'의 사전적 의미는 '기억하지 못하거나 깨닫지 못하다. 또 마음에 오래 두지 않고 저버리다. 또 단념하고 생각하지 않다.' 이다. '日, 한국 벌써 이수현씨 잊었나?'라는 제목의 글, 그리고 故 이수현씨에 대한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 痛通統/서랍 2007.02.01
반지 20대 초반, 어느 맑은 봄날, 친구와 나는 여의도에서 만났다. 그날 윤중로에는 벗꽃이 만발하여 앵화우가 날리고 있었다. 우리는 눈같이 하얀 앵화우를 맞으며 걸었다. 아무 말이 없다. 그래도 우리는 불편하지 않는 사이였고, 잠시 각자의 생각 속으로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면 반겨주는 그런 대화가 가.. 痛通統/서랍 2007.01.16
만남 만남, 인연에 대해 생각한다. 모든 만남이 다 소중하고 귀하지만 특히 더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만남이 있다. 29일 아침 10시. 아이와 함께 부산을 떨며 터미널에 갔다. 어제 내린 눈이 쌓여 있고 맹추위다. 장갑, 목도리, 모자, 마스크로 중무장을 했다. 종종걸음치며 어느새 터미널. 반가운 사람들.. 痛通統/서랍 2006.12.31
꿈 지리산 천왕봉에서 운해(雲海)를 바라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드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구름바다에 뛰어 들 수는 없겠지만 상상해본다. 그 속으로 들어가는 나를. 빈 마음, 텅 빈 마음으로. 허실생백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 먼 바다를 달려가는 화마가 되어 본다. 달.. 痛通統/서랍 2006.10.27
동행 오늘 나는 산행을 했다. 둘이서. ^^* 그녀는 늘 혼자서 산에 가곤 했다. 산의 푸르름이 안온함이 온화함이 그녀를 부르면 그녀는 주저없이 산행을 결심하고 마음을 굳게 먹곤 했다. 혼자서 하는 산행은 어쩔수 없이 그녀를 두려움에 떨게 했고 마음을 다잡게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두려움을 없애려 한.. 痛通統/서랍 2006.08.30
네 생각에 잠못들다 작고 아름다운 너는 작은 새를 연상하게 한다. 또한 깡마른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과 열기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전염되어 같이 해를 향한 꿈을 가지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작지만 커다란 너는 작은 거인이라해도 무방할 것이다.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그 난장이처럼 말이.. 痛通統/서랍 2006.08.15
아버지 아버지의 얼굴에 주름이 깊다. 칠순이 넘은 아버지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를 나는 볼 수 있다. 그러나 결코 자식들 앞에서는 미소를 잃지 않고 목소리는 산야를 울리는 듯 우렁차게 말한다. 그것이 아버지일까. 그러나 난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다. 초등학교 시절에 내가 힘든 상황에 있을 때, 내가 울.. 痛通統/서랍 2006.08.10
여행 여행 지리한 장마 끝에 땡볕이 뜨겁다. 모래사장을 달군 햇살은 내 발도 아이의 발도 달군다. 또 내 어깨위에도 아이의 어깨위에도 우리 가족 모두의 어깨위에도 햇살찜을 해준다. 변산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 먼저 들러 본 곳이 있다. 새만금 방조제. 제방을 따라 달리니 시원하다. 바닷바람이 몰고온.. 痛通統/서랍 200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