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새벽비가 내린다. 장마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새벽이면 비오는 날이 더 많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산에 가는데 오늘은 베란다에 서서 비오는 소리를 들었다. 비가 요란하지 않게 조용조용 내린다. 이쁘다. 번뇌는 어디에서부터 오는가. 끊임없이 마음에 파도가 인다. 쉴새없이 요동치는 마음을 파도.. 일탈을 꿈꾸며/구름 2007.07.21
안개비 내리는 아침 새벽에 잠깐 꿈을 꾸었다. 그런데 무서운 괴물이 나왔다. 그것은 아주 작은 것이었는데 점점 커지더니 급기야 티라노사우루스 (너무 과장인 듯하지만 꿈에선 그렇게 느껴졌다.) 만큼 커졌다. 놀라서 깼다. 아주 잠시 였다. 이런 꿈을 꾼것은 어제 책에서 본 내용 때문이었을까. '찰나와 영원'이라는 소.. 일탈을 꿈꾸며/구름 2007.06.30
뜨거운 사람 누군가에게 나도 뜨거운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면 때때로 여명처럼 붉은 햇귀가 내 인생에도 비춘다. 누군가에게 내가 뜨거운 사람이 되고자 했을 때 누군가도 내게 뜨거운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고 했다. 땅끝에 가서 안개바다에 젖어 보았다. 안개 속에서 나는 무애의 바다를 보았다. 그 속으로 들어.. 일탈을 꿈꾸며/바람 2007.06.26
직박구리 사랑 며칠 전, 우리 가족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그런데 옆동 단풍나무아래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몇명의 어린이들이 모여들더니 그 위로 직박구리 두 마리가 선회하며 째지듯, 급박한 울음을 운다. 이상하여 가보니 그곳에 둥지에서 떨어진 직박구리 어린 새끼가 있었다. 날다.. 일탈을 꿈꾸며/구름 2007.06.13
산에 간다 지금 우리 산하에는 인동초향이 가득하다. 하얗게 피던 꽃이 서서히 진한노랑색으로 변해가면서 그 향이 더욱더 짙어진다. 인동덩굴이 산하에 뿌리는 향기를 맡으며 걷는다. 인동덩굴 줄기는 강하다. 덩굴식물들은 왼쪽으로만 감고 올라가는 게 있고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가는 게 있다. 인동은 왼쪽.. 일탈을 꿈꾸며/바람 2007.06.09
자전거를 타고 현충일 아침. 어젯밤 뉴스에 칠순, 팔순의 전쟁미망인이 인터뷰를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아들은 미국에 가 있고 자신이 일년에 몇 번 찾아오는 남편의 묘. 이제 자신이 죽으면 누가 오겠는가. 쓸쓸한 묘역. 일년에 한 사람도 찾아오는 이 없다는 묘.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묘가 그렇단다. 쓸.. 일탈을 꿈꾸며/바람 2007.06.06
두려움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산에 가면 가끔 뱀을 만난다. 혼자 산행을 하면서 산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이 생각 저 생각 하다보면 힘든줄 모르고 산행을 하게 된다. 요즘은 점점 푸르러지고 점점 더 풍요로워지는 산야에 젖어든다. 도로가에 인공으로 조성해놓은 화단에는 형형색색 꽃들이 만발하다. 빨.. 일탈을 꿈꾸며/구름 2007.05.28
악몽인가 새벽녘에 꿈을 꾸었다. 나와 어떤 선생님(붓글씨를 잘 쓰고 글을 잘 쓰고 그림을 잘 그리는 선생님) 그리고 나와 친한 어떤 사람. 셋이서 투명한 유리잔에 차를 마시고 있다. 그런데 찻잔에 실 다섯가닥이 연결된 실벌레? 같은 것이 떠 있다. 내가 말한다. "벌레인가요?" 선생님이 말한다. ".. 일탈을 꿈꾸며/바람 2007.05.27
직소폭포 나무와 나무 사이로 아침 햇귀, 햇발이 휘황찬란하여 눈이 부시다. 눈을 뜰 수 없다. 황홀하다. 이제 막 눈을 뜨기 시작한 나뭇잎들이 햇발을 반사하며 바람에 흔들거린다. 키가 큰 교목들의 장중함과 웅장함이 웅비를 발현하고 있다면 키 작은 교목들은 아기자기한 맛을 자아내고 있다. 숲은 그대로 .. 일탈을 꿈꾸며/무채색 그림 2007.05.13
이팝나무 가로수로 심어놓은 이팝나무(이밥나무)에 밥풀 같은 하얀 꽃들이 알알이 맺혀 탐스런 한 송이 꽃이 핀 것 같다. 나목에 언제인지 모르게 새순이 밀고 나오더니 봄 볕에 아장아장 걸어나오 듯 하얀 꽃들이 피어났다. 어느 나무에는 많이 어느 나무에는 아직 덜 어느 나무에는 하나도 안 피었다. 왜? 그것.. 일탈을 꿈꾸며/바람 2007.05.08